지진위험지역 영남권 학교에 1조1900억 투입해 '내진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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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학교 필로티건물 우선보강 방침정부가 지진위험지역인 영남권 초·중·고교에 연평균 1700억원씩 2024년까지 7년간 총 1조1900억원을 우선 투입해 학교시설 내진보강에 나선다. 특히 지진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1층을 벽면 없이 하중을 견디는 기둥만 설치한 개방형 구조)의 학교 건물부터 보강해나갈 계획이다.
교육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학교시설 내진보강 투자 확대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초유의 대학 수학능력시험 연기 사태를 빚은 포항 지진을 계기로 ‘안전한 학교 구현’을 앞당긴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정부 추가 투자를 통해 전국 학교시설 내진보강 완료 소요기간을 5~10년 단축키로 했다.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등 지진위험지역 초·중등학교에는 기존 교육환경개선비 700억원에 추가 재해특별교부금을 1000억원씩 더해 연간 1700억원을 투입한다. 이렇게 하면 해당 지역 학교의 내진보강 완료 시점을 당초 목표인 2034년에서 10년 당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영남권 제외 지역은 2024년까지 7년간 연 1800억원씩 지원한다. 지진위험지역 학교 내진보강이 마무리된 2025년부터는 투자 금액을 2배(연 3600억원)로 늘려 2029년까지 전국적으로 마무리 짓는 일정. 이 경우에도 당초 완료 목표시점보다 5년 단축이 가능하다.
시·도교육청은 학교의 필로티 건물부터 내진보강할 방침이다. 전국적으로 초중고 학교시설 818개가 필로티 구조이며 이 가운데 내진 미적용 건물은 135곳으로 집계됐다.정부는 내진보강 등 지진피해 예방에 재해특별교부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해 새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립대(부설학교 포함)에도 매년 500억원을 추가 투자, 모두 1000억원씩 국고를 들여 원래 목표보다 5년 앞당긴 2022년까지 내진보강 완료키로 했다.
교육부는 학교시설 내진보강 사업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 제도 개선과 매뉴얼 개발도 병행한다. 학교 특성에 맞는 내진설계가 가능하도록 교육부 고시 ‘학교시설내진설계기준’을 개정했다. 다음달에는 일본·대만 등 내진보강 선진국들과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해 우수 정책·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긴급 대피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강당·체육관은 내진 특등급으로 설계하도록 기준을 강화하고 비상계단·조명기구 등에 관한 내진설계 기준도 마련한다.
윤석훈 교육부 교육시설과장은 “포항 지진 피해로 안전을 위협받던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는 취지”라며 “학교의 특수성과 학교급, 규모 등을 고려해 시설 내진보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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