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상승에 수익성 '빨간불'… 저축은행·카드사는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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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으로 돈이 돌아온다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카드사와 저축은행, 캐피털 등 보험사를 제외한 2금융권 업체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다음달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예정된 가운데 시장금리가 오르면 조달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정 최고금리 낮아지는데
조달비용은 늘어 예대마진↓
10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시장금리 지표로 쓰이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말까지 80bp(1bp=0.01%포인트)가량 완만하게 상승하면 2016년 말 1.92%를 기록한 카드업권의 총자산수익률(ROA)이 올해 말 1.7%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피털사들의 ROA도 1.3%에서 1.1%로 0.2%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금리가 급격하게 올라 연말까지 200bp 상승하면 카드사의 ROA는 0.82%까지 급락한다. 카드업계 총자산이 105조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 여파로 2300억~1조1550억원 수준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2금융권 회사의 실적이 나빠지는 이유는 법정 최고금리는 내리는 반면 조달비용은 올라가서다. 제조 원가는 올라가는데 상품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는 것과 같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다음달 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연 24%로 떨어지면 수익이 나빠질 게 뻔한데 조달 금리는 오르고 있다”며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이 고정금리 상품이라 금리 변동에 즉각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것도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업계도 경영 환경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예금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정부 압박으로 대출금리를 올리긴 힘들어 올해 예대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출 규모를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발목이 잡혀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승기 나이스평가정보 수석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저신용·저소득 차주 비중이 높은 2금융권 업체들은 금리가 오르면 빚을 못 갚는 차주가 늘어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