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 법인계좌 편법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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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현장점검 일정 연장정부가 가상화폐 관련 대응 강도를 더욱 높이기로 했다. 해킹 등 사고 위험이 높은데도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편법을 써온 가상화폐거래소가 파악됐기 때문이다.10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20여 곳 중 일부가 거래소 법인계좌를 통해 다수의 거래자로부터 입금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며 “당초 11일까지 진행하려던 은행권 현장점검 일정을 며칠 더 늦추고 가상화폐거래소 법인계좌 이용 문제 등을 총체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고 말했다.금융당국은 지난 8일부터 은행 6곳에 대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은행이 가상화폐거래소에 가상계좌와 법인계좌 등을 발급해줄 때 가상화폐거래소라는 점을 확인했는지, 거래소 실사는 거쳤는지 등을 살핀다. 가상화폐 거래 자체가 투기 성격이 강한 만큼 ‘고위험’으로 분류했는지, 경영진과 준법감시인에게 통보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따져본다.
편법 방조했는지 조사 계획
국세청, 빗썸·코인원 조사
경찰, 코인원 마진거래 수사
이번 조사에선 은행들이 거래소의 편법을 방조하거나 조장했는지가 핵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은행들이 실명 확인이 힘들고 자금세탁 우려 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 말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중단해 놓고 뒤에서 법인계좌를 터줬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법인계좌를 통해 입금받는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다수가 하나의 법인계좌를 사용할 경우 오류나 해킹 등 사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직접 점검하지는 않는다. 가상화폐거래소를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서다. 대신 국세청과 경찰이 국내 주요 가상화폐거래소에 칼날을 세우고 있다.국세청은 이날 빗썸(국내 1위)과 코인원(국내 3위) 등에 대해 세금 탈루 관련 세무조사를 벌였다. 코인원은 경찰 수사선상에도 올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코인원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도박 개장 혐의로 수사 중이다. 코인원은 ‘마진거래’ 서비스를 통해 회원들이 가상화폐로 도박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