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김상조식(式)' 인사 시작… 부위원장·1급 줄사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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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7개월 만에 단행
내주 후임 부위원장 인사

신 부위원장을 비롯한 공정위 상임위원 네 명은 지난주 일괄 사표를 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이 가운데 신 부위원장과 김성하 상임위원은 사표가 수리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부위원장은 내부에서 업무 능력을 높이 평가받았으나 ‘전 정권 인사’라는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가 2020년 1월까지로 아직 2년 남았지만 교체 대상이 됐다. 임기가 9월 끝나는 김 위원은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소위원회 주심을 맡으면서 흠집이 난 것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후임 부위원장은 다음주 인사가 날 전망이다. 차관급인 부위원장은 국무총리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김 위원장이 ‘정권 실세’인 만큼 본인 의사가 그대로 관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후임으로는 신동권 사무처장과 곽세붕 상임위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위원장에 이어 사무처장, 기타 상임위원 등 1급과 국장급 인사도 조만간 이어질 전망이다. 새 정부 출범 후 1급 인사가 없는 부처는 공정위가 유일하다. 공정위 비상임위원 네 명 중 세 명의 임기도 오는 3~5월 만료되기 때문에 1심 재판부 격인 전원위원회 9인 중 과반수가 ‘김상조 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기타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은 공정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이렇다 할 고위급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조직 장악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지난달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어공(어쩌다 공무원)’ 위원장으로서 취임하자마자 간부들을 바꿀 순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6개월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제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