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향기] 건담 피규어에 워너원 굿즈까지… '덕후 성지' 용산 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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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평 규모 장난감 전문관 '토이앤하비' 재단장지난달 22일 서울 용산 현대 아이파크몰 애니메이트 매장에는 5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일본 최대 캐릭터 유통사인 애니메이트가 한국에 처음 매장을 연 날이었다. 만화 게임 관련 캐릭터 굿즈를 판매하는 애니메이트는 ‘만화 덕후(마니아)’들이 일본 여행을 가면 꼭 들렀다 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타마시이네이션스·킹콩 스튜디오 등 18개 매장 자랑
아이파크몰은 장난감 전문관 ‘토이앤하비’를 재단장하면서 ‘덕후’들을 겨냥해 애니메이트를 유치했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개장일 날 애니메이트 일본 본사 직원이 매장 점검을 나왔다가 전국의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이 굿즈를 구입하려고 몰려든 광경을 보고 급하게 항공편으로 추가 물량을 주문했다”고 전했다.◆한정판 피규어에 ‘덕심’ 흔들
아이파크몰이 덕후들의 성지로 변신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만화나 게임 캐릭터, 연예인 굿즈 매장이 속속 문을 열었기 때문. 아이파크몰 리빙파크 6층에 500여 평 규모로 개장한 토이앤하비에는 피규어 매장인 ‘타마시이네이션스’와 게임기 업체 ‘닌텐도’, 피규어 브랜드 ‘굿스마일 컴퍼니’ 매장인 ‘킹콩 스튜디오’ 1호점 등 18개 매장이 들어섰다. 대부분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굿즈 매장이다.타마시이네이션스는 건담과 드래곤볼, 도라에몽 등의 초합금 피규어로 유명한 ‘반다이’의 하이퀄리티 피규어 브랜드다. 대부분 상품을 한정판으로 판매한다. 아이파크몰에서도 개장 당일인 지난달 22일 5개 품목이 하루 만에 완판됐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 브랜드 피규어는 건담베이스 매장에서 일부 상품만 접할 수 있었다. 이번에 정규 매장이 문을 열면서 일본 현지와 같은 상품을 국내 소비자도 구입할 수 있게 됐다.최근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를 국내 발매한 ‘닌텐도’의 국내 첫 정규 매장도 이곳에 들어섰다. 피규어 브랜드 ‘굿스마일 컴퍼니’의 ‘킹콩 스튜디오’가 1호 매장을 여는 등 굵직한 일본 키덜트 브랜드들이 이번 토이앤하비 리뉴얼 오픈을 통해 한국에 대거 선보였다.
연예인 굿즈 매장도 있다. 한류 스타를 비롯한 아이돌과 유명인 굿즈를 판매하는 ‘위드드라마’다. 워너원 우주소녀 등 아이돌 가수의 응원봉, 트와이스 로고가 새겨진 수첩과 다이어리 등 팬시·문구용품 등을 살 수 있다. 서울 건대입구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용산에 연 2호점이다.
토이앤하비에는 이외에도 독일 완구 전문 브랜드 ‘플레이모빌’, 드론 전문숍 ‘헬셀’, 이웃집 토토로로 유명한 ‘도토리숲’ 팝업 매장 등이 있다.◆덕후들은 왜 용산에 몰리나
용산이 ‘굿즈 천국’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전자상가가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일본 도쿄의 오타쿠 성지인 아키하바라가 전자상가에서 시작해 콘텐츠 중심지로 떠오른 것처럼 한국에서도 덕후들이 용산 전자상가를 찾아가면서 자연스레 인근에 굿즈 매장이 들어서게 됐다는 얘기다. 아이파크몰을 운영하는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은 컴퓨터와 게임기, 게임 CD를 구입하기 위해 전자상가를 찾는다”며 “이들이 모이는 곳에 굿즈 매장을 열면 통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 굿즈 시장은 계속 커져 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텐츠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가 2014년 5000억원에서 매년 20% 증가해 2016년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한희권 현대아이파크몰 리빙문화팀장은 “한국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경제력이 있는 30~40대 팬층이 늘어나 굿즈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