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대형화재 때 스프링클러 작동 40%뿐"

소방당국 '재발방지 무대책' 지적 나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는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화(禍)를 키운 대형화재가 최근 3년간 여러 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간 발생한 대형화재 5건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한 사례는 2건(40%)에 불과했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대형 화재는 23건이었다. 소방에서는 재산 피해가 50억원 이상이거나 인명 피해가 10명 이상 발생하면 대형 화재로 분류된다.이 가운데 5건은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 시설’에서 불이 났다. 경기 김포시 고촌읍 제일모직 물류창고(2015년), 경기 이천시 호법면 청백FS(2016년),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2016년), 경기 화성시 반송동 동탄메타폴리스(2017년), 충북 제천시 하소동 두손스포리움(2017년) 등이다. 이 중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한 곳은 제일모직 물류창고와 대신동 서문시장 두 곳뿐이었다. 이 5건의 화재로 35명이 사망하고 54명이 부상을 입었다. 제천 화재를 뺀 재산 피해액은 약 930억원에 달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조에 따르면 수용인원 100명 이상인 문화·종교·운동 시설, 수용인원 500명 이상인 판매·운수·창고 시설, 11층 이상인 건물 등에는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유 의원은 “스프링클러는 생존율을 높이는 장비인데도 관할 당국이 스프링클러 미작동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