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전용 놀이터만 100여곳 … 반려동물 사진관에 명품숍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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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펫 리포트 (2) 펫 시장 '창업열전'
반려동물 관련 창업 러시
동물 전용 수영장 들어서고 모델견 키우는 에이전시도
고가 용품 시장도 성장
'애견계의 구찌' 이나모라다 캐시미어 개옷이 2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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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놀이터·스튜디오 등 이색 창업

개떼놀이터는 지점별로 특색을 갖췄다. 2호점 남양주점에는 반려견을 위한 수영장이 있고, 3호점 천안점은 4000㎡(약 1200평) 넘는 공간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인천점에서는 연 6억원 정도 매출이 나온다”며 “올해 10호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관도 생겼다. 수원 보크스튜디오는 인물 사진 외에 반려동물 단독 사진이나 반려동물과 함께 찍는 가족사진으로 특화했다. 박선영 보크스튜디오 실장은 “손님 중 절반이 반려동물과 사진을 찍기 위해 스튜디오를 찾는다”며 “반려동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 비중이 10% 정도밖에 안 되지만 앞으로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반려동물을 모델견이나 모델묘로 키우는 전문 에이전시, 반려동물과 함께 살 수 있는 공동주택 분양사업도 등장했다.◆반려동물도 프리미엄이 뜬다
오드펫에서 매출 비중 30%를 차지하는 제품은 이탈리아 팜컴퍼니에서 내놓은 반려동물용 터틀넥 스웨터다. 가격은 2만9000~3만9000원 선.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이나모라다의 반려견 운반용 가방은 40만~60만원, 캐시미어로 제작한 옷은 26만원. 유명 리드줄(목줄) 브랜드 플랙시는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한 16만원대 제품 ‘플랙시 글램’을 내놓기도 했다.
◆제도 뒷받침도 필요
산업이 성장하는 만큼 성숙된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료 분야가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사료 제조는 신고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동물 사료가 많이 유통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위생 기준도 문제다. 원재료를 생략해 표기하거나 품질 문제로 버려진 식재료를 원료로 쓰는 사례가 있다.
안세준 대전수의사회장은 “사료관리법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주식으로 먹는 배합사료는 미네랄, 섬유질 등 핵심 영양소를 빠뜨린 채 제조해도 농림축산식품부에 신고한 성분 내용과 일치만 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임상기록 없이 특효약이라거나 건강 기능이 있는 것처럼 과대광고하는 것에 소비자가 현혹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놀이터와 애견카페 등에 안전 기준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견과 대형 견이 한 공간에 있다가 사고가 나기도 하고 놀이터 제초제로 인한 안전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생명을 다루는 일인 만큼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 산업이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상/김보라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