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티슈진 찾아라"…상장 앞둔 제약바이오기업 경쟁력은?

동구바이오제약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면역항암제 개발사들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올해는 천연물 신약이나 RNA 간섭 기술 등 새로운 분야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등장해 저변을 확대할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0여곳의 제약바이오기업이 코스닥에 상장된다. 첫 스타트를 끊는 곳은 엔지켐생명과학이다. 이 회사는 원료의약품(API)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2013년 9월 코넥스에 상장한 뒤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고 이달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다.엔지캠생명과학은 녹용에서 추출해 자체 합성한 생체면역조절 물질 EC-18(PLAG)을 이용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 호중구감소증과 구강점막염 치료제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류머티즘관절염, 건선, 천식 등 8개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예정이다.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대표는 “생체 면역을 조절하는 신개념 치료제로 먹는 약으로 개발돼 복용이 편리하다”며 “15조원 규모의 항암, 염증 질환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알리코제약
중견제약사 알리코제약과 동구바이오제약도 뒤를 잇는다. 알리코제약은 제네릭(복제약) 생산에서 얻은 수익을 바탕으로 천연물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천연물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2개와 천연물의약품 3개를 개발 중이다.

국화과 풀의 한 종류인 이고들빼기로 만든 간기능 개선 건강기능식품은 올해 하반기 출시한다. 벌개미취를 활용한 눈 건강 관련 건강기능식품도 올해 상반기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관절염과 호흡기 치료제로 개발되는 천연물 신약은 내년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과·비뇨기과·이비인후과 전문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회사다. 2009년부터 9년 연속 피부과 처방의약품 분야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피부에 있는 라멜라 구조를 재현한 멀티 라멜라 에멀전(MLE) 원천 기술과 말랑말랑한 캡슐을 만드는 연질 캡슐 제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2015년 1회용 지방유래 줄기세포 추출키트인 '스마트엑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의료기기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엑스를 통해 추출한 지방유래 줄기세포는 성형과 미용 또는 통증·자가면역치료를 목적으로 사용된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는 “올해 스마트엑스의 적응증 확대를 위해 미국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줄기세포 추출 키트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미국, 중국 수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NA, DNA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들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RNA(리보핵산) 간섭 원천 기술을 보유한 올릭스, 인공 DNA 기술을 가진 올리패스가 대표적이다. 올릭스는 세포 내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RNA를 이용해 질병 유전자 발현을 억제시키는 기술로 13개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비대흉터 치료제는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이밖에 '경피약물전달시스템(TDDS)' 기술로 치매 패치제를 개발 중인 아이큐어와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가진 툴젠 등도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 요건이 완화되면서 제약바이오기업의 상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으로 헬스케어업종이 부각되면서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벤처들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