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비인기종목 설움 씻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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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국가대표 선수촌 방문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논란에 대해 “성사 여부를 떠나 우리 아이스하키팀에 보다 많은 국민의 관심을 쏟게 하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씻어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잘 푸는 좋은 출발… 두고두고 역사의 명장면 될 것"
남북은 이날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집에서 차관급 실무회담을 하고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문 대통령은 “북한과 단일팀을 만든다고 해서 우리의 전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팀워크를 맞추려면 그만큼 더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정부가 북한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면서 국가대표팀의 전력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사기마저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그럼에도 남북 단일팀 구성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이 하나의 팀을 만들어 함께 경기에 임한다면 그 모습 자체가 아마 두고두고 역사의 명장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남북관계를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아주 좋은 출발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전날 이낙연 국무총리도 기자간담회에서 “여자 아이스하키는 메달권에 있지 않다”며 남북 단일팀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에 대해 야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어이없는 얘기라 귀를 의심했다”며 “입만 열면 정의·공정·평등을 떠드는 진보 정권의 총리에게서 성적과 승리를 강조하는 그런 발언이 나올지 몰랐다”고 지적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남북 공조라는 명분으로 개인의 기회를 박탈하려는 전체주의적 폭압”이라며 “선의의 경쟁마저도 악으로 치부해온 문재인 정부가 메달지상주의에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정치적 결정이 스포츠 정신을 훼손한다며 남북 단일팀 구성에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 글도 빗발치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