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평택대교 공사, 임시직이 품질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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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9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 발표
평택대교, 시공·감리 등 문제
설계 단계서부터 기본 공정 누락
용인 사고는 비전문 인력 투입
날림 공사로 이어져 사상자 발생
국토부 "행정처분 등 일벌백계"

◆설계부터 시공까지 엉망진창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해 8월26일 발생한 평택 국제대교 붕괴사고와 10월23일 발생한 용인 물류센터 외벽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평택 사고조사위원회와 용인 사고조사위는 구조·토질·시공·토목·사업관리 등 전반을 조사했다.
평택 교량은 공사 첫 단추인 설계 단계부터 엉망진창이었다. 상판 슬래브(바닥부분) 두께가 권장 규격에 비해 얇아 주변부를 철근으로 보강하기 어렵게 설계됐다. 상판 강도를 계산할 땐 강도에 기여하지 못하는 중앙부 벽체와 파이프 공간 단면을 포함하는 등 오류가 발견됐다. 심지어 교량 공사의 주 공정 기본내용(압출공정)이 설계 단계에서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실이 걷잡을 수 없이 쌓이면서 접속교량 상판 한 지점이 파괴됐고 이 충격은 도미노처럼 인근으로 전가돼 교량이 주저앉았다는 결론이다. 평택 국제대교는 대림산업 등이 시공하고 삼안 등이 설계했으며 수성엔지니어링 등이 감리했다. 대림산업 측은 “조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반성과 책임있는 자세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벽과 옹벽도 구분 못 하는 인력 투입
용인 사고에선 물류센터 신축 중 임시 설치한 흙막이와 건축물 외벽이 무너져 현장 근로자 6명이 사상했다. 이 역시 기본적인 전문성조차 없는 인력을 투입한 게 발단이 됐다.
물류창고 신축을 위해 설치한 높이 25~30m가량의 흙막이 임시시설을 해체할 때 순서를 지키지 않은 것이 사고의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 흙막이를 떠받치는 구조체를 완성한 뒤 이와 1.5m가량 이격된 건물 외벽을 연결한 다음 흙막이를 해체해야 하는데, 구조체를 확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냥 해체했다. 이 과정에서 토압을 버티지 못한 흙막이가 무너져내렸다. 안전관리계획서에 명백히 적시된 내용을 위반한 것이다. 현장 감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신종호 조사위원장은 “건축물 외벽이 구조체와 연결되지 않고는 토압을 버티기 어려운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시공자와 감리자 모두 버티는 게 가능한 ‘옹벽’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용인 물류센터는 롯데건설 등이 시공하고 다원그룹건축사사무소가 설계·감리를 맡았다. 이성해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일벌백계 차원에서 관련법상 업무·영업정지, 자격취소 등 행정처분과 형사처벌 절차를 엄정히 밟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