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차고서 하던 혁신, 이젠 선전 창업카페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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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중국·질주하는 선전 (1) '창업천국' 선전
주말이면 카페에서 스타트업 설명회
텐센트 이어 바이두·알리바바 등 'IT 빅3' 사옥 모두 선전 집결
중국 벤처자금 3분의 1 선전에 투자
부동산 업체까지 창업지원 나서
미국·영국 등 "선전 생태계 배우자"

인근의 또 다른 창업카페인 ‘3W카페’에서는 노트북에 코를 박고 있는 촹커(創客·창업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고객 관리용 플랫폼을 제공하는 융춘커지(泳淳科技)를 2014년 창업한 자오이량 대표(29)는 “텐센트 입사 2년 만에 창업을 했다”며 “입사 동기의 70%는 이미 회사를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의 첫 경제특구 선전은 개혁·개방 40주년이 되는 2018년 초 중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창업 열기로 들썩이고 있었다.중국의 미래 준비하는 혁신 실험장

500만위안 즉석에서 투자하기도
선전시 벤처 집적지역인 난산취에 있는 벤처 인큐베이터 차이훠촹커공간은 2015년 1월 리커창 중국 총리가 방문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리 총리가 방문할 때만 해도 규모가 100㎡(약 30평)에 불과했다. 그러나 작년 3월 면적을 20배로 넓힌 2000㎡ 규모의 엑스팩토리로 확장했다. 예위 엑스팩토리 대표는 “기존 공간과 설비로는 급증하는 스타트업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고 했다.지하 1층 목재가공실에는 총 5대의 3D(3차원)프린터와 독일의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쿠카가 만든 레이저 커팅기계 등이 갖춰져 있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가 엑스팩토리에 공간을 무상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 대표는 “엑스팩토리에 입주한 스타트업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건축설계와 인테리어 등에 활용하고 싶다며 완커 측에서 먼저 제안해왔다”고 말했다.
선전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선전의 창업지원센터인 따궁팡(大公坊)의 딩춘파 회장은 “제조 인프라, 창업투자 자금 등을 종합 고려할 때 선전은 세계 최고의 창업 생태계를 갖춘 곳”이라며 “미국 영국 등 각국 창업지원기관이 찾아와 선전의 창업 생태계를 배우고 갔다”고 자랑했다. 그는 사무실 벽면에 걸려 있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사진을 가리키며 “잡스 같은 미국 기업인들이 과거 차고(車庫)에서 하던 혁신이 지금 선전의 창업카페와 벤처 인큐베이터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선전=김동윤/노경목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