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혁신' 뒤따르는 국내 패션업체들
입력
수정
지면A19
옷 입어보고 반품 무료로아마존은 지난해 새로운 서비스로 패션시장을 뒤흔들었다. 옷을 무료로 배송해준 뒤 무료반품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들고나온 것. 입어보고 사는 새로운 방식으로 패션 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아마존의 전략 일부를 보여준 서비스였다. 파격적인 서비스로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확보하는 경쟁을 시작한 셈이다.
온라인 꺼리는 고객에 인기
한섬, VIP에 최대 3벌 배송
코오롱 '시리즈' 렌털 서비스
한섬 코오롱FnC 등 국내 패션업체들이 ‘아마존 따라 하기’에 나섰다. 한섬은 22일 결제 전에 집에서 옷을 미리 입어볼 수 있는 ‘앳홈’ 서비스를 선보였다.더한섬닷컴 온라인 및 모바일 몰에서 옷을 최대 세 벌까지 골라 신청하면 전용 서비스 차량으로 집에 배송해준다. 앳홈 서비스가 가능한 ‘옷걸이’ 아이콘이 표시된 옷만 해당된다. 이를 집에서 입어본 뒤 이틀 안에 구입하고 싶은 옷만 결제하면 된다. 반품하고 싶은 상품은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원하는 시간을 알려주면 직원이 찾으러 온다. 배송비도 반품비도 무료다. 세 개 상품 전부 반품해도 된다.
한섬 관계자는 “차별화된 홈 피팅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아마존, 네타포르테 등 해외 온라인몰 사례를 연구했다”며 “현재 21개 브랜드 1300여 종 옷에 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섬이 벤치마킹한 아마존 서비스는 ‘프라임 워드로브’다. 유료인 프라임 회원 가입자들이 최대 15개 품목까지 구매 전 미리 입어볼 수 있는 서비스다. 사이즈 때문에 온라인몰에서 옷을 사는 것을 꺼리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명품 온라인 쇼핑몰인 네타포르테도 초우량고객(VIP)을 대상으로 홈 피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한섬은 일단 VIP와 온라인몰 우수 고객 대상으로 서울 강남·송파·서초·용산·마포구에서 시범적으로 앳홈 서비스를 운영키로 했다. 서비스 대상과 지역은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앳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옷은 타임, 마인, 시스템, SJSJ, 더캐시미어 등 자체 브랜드 8개와 폼 스튜디오, 무이, 톰그레이하운드, 쿠플스, 이로, MM6 등 총 21개 브랜드 1300여 개 상품이다.
코오롱FnC의 남성복 브랜드 ‘시리즈’도 지난 19일부터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한남동 플래그십스토어 ‘시리즈코너’에서 옷을 입어본 뒤 유료로 빌려입는 서비스다. 3일 기준 외투류는 2만5000~3만원대, 니트와 바지는 1만원, 셔츠 5000원대다. 입어본 뒤 마음에 들면 10~2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한경애 코오롱FnC 상무는 “최근엔 경험을 중시하는 합리적인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그동안 꾸준히 렌털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경험할 수 있는 스타일링 렌털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션업체들은 앞으로 더 세분화된 서비스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세정, 신원 등은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상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입어보거나 그 매장이 보유한 상품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 개인 취향에 맞춘 옷을 골라주는 ‘큐레이션’ 서비스 등 진화된 서비스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