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브런치카페 대중화 이끈 마마스… 대형 프랜차이즈 품에 둥지 트나

카페마마스 매각 '초읽기'
리코타치즈·파니니로 '입소문'
서울 등 도심에 21개 직영점 운영
20~30대 여성들 입맛 사로잡아
2008년 2000만원이던 연매출
6년 만에 228억으로 급성장

주부창업 '성공 신화' 주혜윤 대표
전문 식음료사로 키우기 위해 결단
프랜차이즈·PEF 막판 인수 경쟁
슬로푸드와 브런치카페의 대중화를 이끈 카페마마스가 매각된다. 사진은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있는 카페마마스 본점.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1월22일 오후 4시11분

국내에 브런치 카페를 처음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카페마마스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입질을 받고 있다.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페마마스를 운영하는 마마스푸드는 삼정KPMG 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주혜윤 대표 지분 100%를 매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 한 곳과 식음료회사 투자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 곳이 막판 인수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격은 150억원 안팎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카페마마스는 서울 시내 직장여성들의 점심 문화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2년 당시 26세이던 주 대표가 남편과 함께 서울 서소문 고가도로 아래 모퉁이에 차린 작은 카페가 시작이었다. 요리를 좋아하는 주 대표가 음료와 함께 샌드위치를 직접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인근 20~30대 사무직 여성들 사이에서 조금씩 입소문이 퍼졌다.파니니, 리코타치즈 등 당시만 해도 생소하던 남유럽식 식재료를 활용해 제대로 맛을 내고 패스트푸드에 맞서 건강식 ‘슬로푸드’로 승부했다. 얼마 안 돼 근처 외국계 회사의 비서들이 사장님 점심 샌드위치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집이 됐다.

서울 여의도에 지점을 낸 것은 카페를 차린 지 6년째인 2008년이었다. 비싸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식사와 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젊은 직장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2010년 무교동에 3호점을 내면서 ‘마마스푸드’로 법인화했다.

2012년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명품관이 국내 음식점 편집숍(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매장)의 효시인 ‘고메이494’ 개장을 기념해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팔린 메뉴를 조사, 발표한 결과 카페마마스가 1위 리코타치즈 샐러드를 비롯해 메뉴 2개를 ‘톱10’에 올려 미식가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까다로운 강남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며 난다 긴다 하는 맛집 수십 곳이 몰린 고메이494에서 상대적으로 무명이던 카페마마스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평가가 나왔다.2016년에는 종합분식점인 송송당과 스탠딩마마스 등 자매 브랜드를 내놓았다. 지난해에는 서울을 벗어난 첫 매장인 부산 센텀시티점을 열어 매장 수를 21개로 늘렸다. 2008년 여의도 2호점을 낼 때까지만 해도 2000만원에 불과하던 연 매출이 6년 만인 2014년 228억원까지 늘었다.

주 대표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21개 매장을 모두 직영하고 있다. 화학조미료와 첨가제는 전혀 쓰지 않는다. 가장 인기 있는 리코타치즈 샐러드는 직접 만든 ‘홈메이드’ 치즈 샐러드로, 딱 하루만 숙성시켜 싱싱한 계절채소 및 견과류와 함께 내놓는다는 철칙을 지키고 있다. 빵과 치즈, 소스, 수프, 피클 등 모든 재료를 본사가 만들어 하루에 두 번 공급하는데, 직접 굽고 다듬는 홈메이드 조리 방식을 고집한다.

창업 16년이 지나 40대 초반,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주 대표는 지금도 메뉴와 매장 인테리어를 일일이 관리한다.주 대표가 자식처럼 키운 회사를 내놓은 건 카페마마스를 개인회사에서 전문 식음료 회사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창업 초기 주 대표는 미국에 카페마마스 상표권을 등록해 둘 정도로 해외 진출에 관심이 컸다. 하지만 지금의 가족경영 체제로는 성장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후보로 전문 프랜차이즈와 식음료 전문 PEF를 고른 것도 카페마마스를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키우고 싶다는 주 대표의 희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