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연정 견인차' 슐츠, EU 통합 목소리 키운다

사민당 전대서 예비협상안 승인
본협상서 난민수용 놓고 진통 예고
전 당원 찬반투표가 마지막 변수
독일 사회민주당이 21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대연정 본협상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독일 대연정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럽연합(EU) 통합 강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에 힘이 실릴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사민당은 이날 특별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642명 중 362명의 찬성으로 대연정 예비협상안을 승인했다. 전체의 56%로 가까스로 과반을 달성했다. 사민당 내에는 지난해 9월 총선 패배의 원인이 기민·기사당 연합과의 대연정으로 당 정체성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런 기류는 마지막 관문인 45만 당원들의 찬반투표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은 이번주 본협상을 시작해 세부적인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대연정 성사에 한발 다가서면서 총선 이후 혼란에 빠졌던 독일 정국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예비협상안이 승인되지 않았다면 독일은 재선거에 들어가고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미래에 의문이 제기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U 통합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유럽은 유럽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결단력 있게 행동하는 독일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슐츠는 2025년까지 EU를 강화해 연방국가 유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국에 긴축을 강요하지 않는 유럽통화기금(EMF), 보다 유화적인 난민정책 등을 주창했다.앞서 메르켈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 통합 강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메르켈 총리는 “안정적인 독일 정부의 존재는 EU가 개혁 의제로 나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