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칼레도니아가 숨겨놓은 원시적인 섬들

<3> 고요하고 평화로운 로와요떼 군도

뉴칼레도니아는?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보석으로 유명한 뉴칼레도니아(New Caledonia)는 프랑스령의 섬 이름이다. 호주와도 가까운 뉴칼레도니아는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인기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는 2009년 KBS 드리마 <꽃보다 남자> 촬영지로 등장하면서 널리 알려졌고, 이외에도 2016년 SBS <정글의법칙> 등에 소개되기도 했다.
뉴칼레도니아의 매력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뉴칼레도니아의 라군 지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연평균 20~28도의 부드러운 봄 날씨,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희귀 동식물에 프랑스의 세련미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 여행객에게 꿈의 여행지이자 평생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도에서 40분…일일투어로 다녀오는 ‘로와요떼 군도’
뉴칼레도니아는 크게 본섬인 ‘라 그랑 드 떼르’와 여러 주변 섬으로 이뤄져 있다. 수도 누메아에서 비행기로 40분 정도 떨어진 로와요떼 군도에서는 전통을 가꾸며 살아가는 원주민과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신비를 만날 수 있다. 특히 길고 아름다운 해변으로 인기 있는 우베아, 야성적 자연미를 느낄 수 있는 마레, 로와요떼 군도의 중심지 리푸 등이 주요 여행지로 꼽힌다. 뉴칼레도니아를 여행할 때 수도 누메아가 있는 ‘라 그랑 드 떼르’를 중심으로 로와요떼 군도 방문 일정을 하루나 이틀 정도 추가하면 더욱 풍성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우베아섬 - 日 소설 속 ‘천국’의 실제 배경
우베아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관광객들
우베아(Ouvéa)는 로와요떼 군도 중 가장 북쪽에 자리한 섬으로 특히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다. 1965년 일본 여류작가 모리무라 가쓰라가 이 섬을 주 무대로 쓴 소설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 베스트셀러가 된 영향이 크다. 소설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우베아의 해변을 보면 왜 일본인들이 그토록 이곳을 방문하는지 알 수 있다. 우베아섬은 해변을 낀 도로가 길게 이어져 있어서 도로만 따라가도 절경이 펼쳐진다. 물은 맑고 투명한데 깊은 물 속도 훤히 보일 정도다.
눈처럼 고운 화이트 비치가 끝없이 이어지는 우베아섬에서도 인기가 높은 곳은 물리 해변(Mouli Beach)이다. 섬 전체 길이가 40㎞ 정도인데 물리 해변만 5㎞에 이를 만큼 길다. 본섬 우베아와 물리 섬을 잇는 다리는 가장 인기 있는 촬영지다.
섬 구석구석을 관광하려면 자전거도 괜찮다. 특히 연인끼리 낭만적인 데이트를 원한다면 자전거 산책을 고려해보자. 물리 해변 안쪽에 있는 파라디 우베아 리조트에서 자전거 렌탈 서비스를 운영한다. 우베아의 도로는 하나뿐이라서 길 잃을 염려가 없으니 안심하고 다닐 수 있다. 자전거를 빌리면 지도와 물도 준다.
우베아섬의 사진 명소로 꼽히는 물리 다리
우베아는 크게 본섬인 우베아와 물리 섬으로 나뉜다. 두 섬을 잇는 물리 다리는 섬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 다리 길이는 50m 정도에 불과하고 군데군데 녹이 슬어 있으며 차 한 대가 다닐 만큼 폭도 좁다. 하지만 우베아섬의 전경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다리 아래에는 푸른 바닷물이 흐르고, 거북이와 다양한 열대어들이 노닌다. 현지 아이들은 거침없이 다리에서 바다로 뛰어들며 환호성을 지른다. 여행객이라면 스노클링을 하는 것이 보통. 아름다운 바닷속을 수영하며 숨 막히는 광경을 바라보면 지상천국이 따로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해 질 녘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해변과 어우러진 석양은 말 그대로 그림이 된다.

리푸섬 - 아찔한 자연과 만나다
리푸섬의 긴 백사장
로와요떼 군도에서 가장 큰 섬인 리푸(Lifou)는 누메아에서 동쪽으로 100㎞ 정도 떨어져 있으며 비행기로 약 40분이면 닿는다. 리푸에는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는 절벽을 비롯해 울창한 숲, 기묘한 모양의 동굴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자연환경 때문에 모험적이고 개방적인 기질을 가진 원주민들은 방문객에게 무척 호의적이며 친절하다. 물놀이가 흔한 섬이라 시내 곳곳에 다이빙 센터와 스포츠용품점이 있고, 어떤 숙소에서도 간단한 해양스포츠 장비를 빌려서 즐길 수 있다. 하이킹, 동굴 탐험 등의 활동도 인기 만점.
조킨 절벽 /MOVE 매거진 제공
리푸의 많은 관광지 중에서도 조킨 절벽은 필수 코스다. 30~50m 높이에 이르는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곳으로 리푸섬의 북단에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전망대 옆 계단을 따라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경계선에 닿는 곳은 스노클링에도 좋은 장소다. 원래 부족의 사유지이기 때문에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지만 바다와 곶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을 흔히 볼 수 있다.
섬의 북쪽에 있는 노트르담 드 루르드 성당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있는 것이 인상적인 관광지다. 이 작고 허름한 성당은 1898년 적들의 침입을 알리는 봉화대가 있던 자리에 프랑스 선교사들이 세웠다. 외부와 내부는 검소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장식을 최소화한 현대미술을 보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 현재는 원주민과 여행객이 약식 기도를 올리는 곳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리푸의 동쪽 해안을 따라 섬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반달 모양의 루엥고니 해변(Grotte de Luengoni)이 나타난다. 조용하고 한적한 바다에는 이채롭게도 산호 암석이 하나 떠 있다. 호젓하게 에메랄드빛 바다를 감상하며 둘만의 시간을 갖기 좋은 곳이다.
리푸에서는 세마이드(Cemaid)에서 정보를 찾으면 쉽게 여행할 수 있다. 세마이드는 리푸 시청에서 운영하는 지방자치 인포메이션 센터다. 리푸 시청 바로 옆에 간판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섬 투어와 액티비티, 문화 이벤트 등의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마레섬 - 현지인 마을에서 따뜻한 체험을
‘자유인의 파라다이스’로 알려진 마레(Maré) 섬은 로와요떼 군도 남쪽에 있다. 로와요떼 제도에서 고도가 가장 높은 섬(해발 100m)이기도 하다. 현지 카낙어로 마레섬은 ‘넹고네(Nengone)’라고 부른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마레 사람들은 혼혈인이 많고 개방적이면서도 강인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원주민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며 코프라와 오렌지가 주요 수출품이다. 오랫동안 영국의 영향을 받아서 언어에 강한 영국식 억양이 녹아 있는 것이 독특하다.
마레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부족 마을 체험을 해보자. 전통 생활양식부터 섬 구석구석까지 둘러볼 수 있다. 해맑은 현지인의 미소는 방문객의 마음을 절로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비결. 길쭉한 새 둥지를 연상케 하는 까즈(case)도 만날 수 있다. 까즈는 코코넛 잎이나 집으로 지붕을 엮고 흙으로 벽을 만든 원주민의 전통가옥이다. 누메아에 있는 치바우 문화센터는 까즈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원주민 전통가옥 까즈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치바우문화센터
마레섬의 추천 관광명소는 하얀 백사장과 푸른 바다가 인상적인 와바오 해변을 비롯해 라로슈 마을과 요새, 전사의 절벽 등이 있다. 마레섬 투어를 원한다면 마레섬의 중심인 따딘에 있는 넹고네 관광 안내소에 신청하면 된다. 아름다운 마레섬을 쉽게 둘러볼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마레섬은 아직까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곳이다. 조용하고 호젓한 분위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곳. 누메아 마젠타 공항에서 마레까지는 약 35분 정도 걸리며 40인승 경비행기가 매일 1~2편 운항한다.여행팁 - 뉴칼레도니아, 어떻게 갈까?
에어칼린의 항공기
한국에서 뉴칼레도니아는 에어칼린(Aircalin)을 타고 일본 도쿄나 오사카, 호주, 뉴질랜드 등을 통해 갈 수 있다. 뉴칼레도니아의 국적 항공사인 에어칼린은 1983년 창립한 항공사로 현재 누메아에서 일본 도쿄,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리즈번, 멜버른, 뉴질랜드 오클랜드, 피지 난디, 프렌치 폴리네시아 파페에테, 바누아투 포트빌라 등을 연결 중이다.
도쿄 나리타에서는 주 5회(화·수·금·토·일요일) 낮 12시 15분에 누메아로 출발한다. 오사카에서는 주 2회(월·목요일) 오전 11시 30분 누메아로 떠난다. 비행시간은 약 8시간 40분 소요된다. 구간별 무료 스탑오버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더 여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신혼여행객 사이에서는 호주 시드니를 경유해 뉴칼레도니아 입국 후 일본을 거쳐 돌아오는 노선이 인기다.

김명상 한경텐아시아 기자 terr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