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이틀째 전력수요 감축… 최고수요 기록도 연속 경신

"전력수요 예측 틀렸다" vs "기상이변 영향, 예비율 충분"

'북극한파'로 난방 수요가 급격하게 몰리면서 이틀 연속으로 전력 수요감축 요청(급전(給電) 지시)이 발령됐다.최고전력수요도 이틀 연속으로 경신됐다.

전력거래소는 25일 이날 오전 9시∼오전 11시30분, 오후 4시~오후 6시에 수요자원(DR, Demand Response) 시장 제도에 참여한 기업을 대상으로 전력 사용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날(오전 9시∼오전 11시30분)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수요감축 요청이 발령된 것이다.올해 들어 11일, 12일, 24일에 이어 4번째이자 올 겨울(작년 12월부터)에만 7번째 수요감축 요청이다.

감축 전력 규모는 전날 270만㎾보다 조금 늘어난 총 320만㎾다.

1GW짜리 원전 3기를 돌려야 얻을 수 있는 전력량이다.전력거래소는 오전 9시∼오전 11시30분(230만㎾, 2천363개 업체 참여), 오전 10시∼오전 11시(40만㎾, 373개 업체 참여), 오후 4시∼오후 6시(50만㎾, 280개 업체 참여)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수요감축 요청을 내렸다.

특히 오전에는 전체적으로 2시간30분 동안 발령을 내린 가운데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에는 추가로 절전을 진행한 것이다.

DR제도에 참여한 기업은 전력사용 감축 등을 통해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금전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수요감축 요청이 발령되면 관련 기업은 상황에 따라 가능한 업체 위주로 미리 계약한 범위 내에서 절전에 참여한다.

이 제도 참여한 전체 기업 수는 현재 3천580개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7월 두 차례(12일, 21일), 12월 세 차례(13일, 14일, 20일) 등 5차례 수요감축 요청이 이뤄졌다.

전력거래소가 이처럼 이틀 연속으로 전력수요 요청을 한 것은 이날 올겨울 들어 가장 매서운 한파가 몰아졌기 때문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오전 5시 서울의 체감온도는 영하 22.1도, 대관령의 체감온도는 영하 32.2도를 기록했다.

전력수요도 급증하면서 오후 5시 기준(오후 4시∼5시 순간전력수요 평균)으로 8천725만㎾를 기록, 전날 세운 종전 역대 최고기록(8천628만㎾)이 하루만에 깨졌다.

다만, 이날 예비율은 13.6%(예비력 1천190만㎾)로 전력 수급에는 이상이 없는 상황이다.

전력수급 비상조치는 예비력 500만㎾부터 준비단계에 들어간다.

한편, 이날 기록한 최고전력수요는 정부가 지난달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전망한 올 겨울 최대 전력 8천520만㎾보다는 200만㎾가량 많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정부가 전력 수요를 잘못 예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탈원전 정책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일부러 전력수요를 낮게 잡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산업부는 "8차 계획의 수요전망은 7차 때와 동일한 모델을 바탕으로 권위 있는 전문기관의 GDP, 인구, 기온전망 등을 통해 예측됐다"며 "올해 겨울 최대전력수요 전망도 기상청의 평년기온(1981~2010년) 수준을 전제로 예측됐기 때문에, 탈원전 때문에 수요를 낮춰 전망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전력업계 관계자는 "기상이변에 가까울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는 가운데 정부 예측치와 실제 최대 수요 차가 100만∼200만㎾정도라는 것은 오차범위 내이며 오히려 전력 수요관리가 잘 이뤄졌다고 뒤집어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현재 원전 24기 가운데 11기가 정비 등으로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예비력이 위기경보 기준의 두 배 이상을 유지하는 등 예비율은 넉넉한 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