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참석 않고도 HTS서 의결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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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상장사 주총일 분산 적극 유도키로앞으로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손쉽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상장사들은 주총 정족수 미달로 감사 등을 선임하지 못해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일을 막으려면 주총이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를 피해야 한다.
내년부터 12월 결산법인도
4~5월 주주총회 허용 추진
금융위원회는 25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들과 ‘상장사 주총 지원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다음달 시작되는 주총 시즌부터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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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중복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주주들이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바일 쿠폰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상장사들에는 주총 날짜를 분산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매년 3월 셋째주나 넷째주 금요일에 전체 상장사의 70% 이상이 한꺼번에 주총을 여는 폐해를 막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를 통해 주총일 자율분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주총이 분산될 수 있도록 상장규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의결권 대리 행사 제도인 섀도보팅(shadow voting)이 폐지된 점을 감안해 의결 정족수 미달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해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는데, 그 조건의 하나로 주총 분산 노력을 따져보겠다는 내용이다.
내년부터는 12월 결산법인이 4~5월에 주총을 열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지금은 표준정관에 배당과 의결권 기준일을 모두 12월 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상장사들은 해당 기준일을 1월 말이나 2월 말 등으로 바꿔 4~5월에도 주총을 열 수 있게 된다. TF는 이에 대한 법무부의 유권해석을 요청했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자율적으로 주총 날짜를 분산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섀도보팅 폐지에 따른 피해를 줄이려면 회사와 주주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형/김우섭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