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을 석방하라!" 이 광고 낸 기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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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카페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를 열흘가량 앞둔 지난 24일 한 일간지에 ‘이재용을 석방하라!’는 4단 크기의 의견광고가 실렸다. 골프용품 중소업체인 재이손을 경영하는 이영수 대표가 사비를 털어 게재한 광고다. 이 대표는 과거 정권이나 검찰 등 권력기관을 비판하는 신문 광고를 여러 차례 게재했다. 검찰이나 국세청 등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두려워하는 권력기관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전화번호·이메일 공개한 이영수 씨, 2년전엔 박 전 대통령 비판글도
이번엔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적폐청산은 필수불가결한 역사적 과업이지만 새로운 적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이 부회장을 석방하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 나라 경제 성장의 거대한 바퀴를 굴리는 기업의 총수를 적폐청산의 정치적 제물로 희생시키는 행위는 우리나라에 재앙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본 사건은 대통령과 기업인의 면담이 원인”이라며 “무소불위한 대통령의 면담과 요청을 거절한다는 것은 기업과 기업인의 자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70~1980년대 대통령의 지시를 거역했다가 파산했던 사례로 국제화학과 동명합판을 거론했다. 그는 “적폐청산은 필수적”이라면서도 “검찰이 문화혁명의 홍위병과 같은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의견 광고가 과거와 달라진 것은 본인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광고에 직접 게재한 것이다. 이 대표는 “부당한 비판에 굴하지 않겠다”고 했다. 경제계에서는 이를 두고 “인터넷 익명성에 기대어 일방적인 비판만 하는 젊은 세대들을 비판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그동안 중도우파 성향을 보인 이 대표는 국정농단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2016년 10월 말엔 진보 성향 일간지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