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플러스] '뚝뚝' 떨어지는 달러에…어떤 업종 수혜 입을까?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약(弱)달러는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식음료·항공·섬유 및 의복 업종에 호재가 된다.

◆ "올해 환율 1050원 이하로"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6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오후 2시 현재 5.40원(0.51%) 오른 1064.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에는 11원 넘게 급락하며 3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바 있다. 1058.6원에 마감하며 종가기준 2014년 10월30일(1055.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의 약달러 선호 발언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한 데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결과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와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전날 원·달러 환율을 크게 끌어내렸던 므누신 장관의 발언이 희석됐지만, 앞으로도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또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올들어 원·달러 환율의 하락 흐름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최근 KB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000원 중반대로 하향 조정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화와 엔화 강세 국면이 지속하는데다 트럼프 정부의 환율 조작국 지정 엄포로 정부의 시장 개입 의지가 줄어든 만큼 어느 때보다 원화 강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환율이 1050원 수준 이하로 하락할 여지가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 식음료·항공·섬유 업종 '강세'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식음료·항공주·섬유 및 의복 업종 등이 수혜를 입게 됐다. 특히 이날 식음료 업종은 줄줄이 상승세다. 밀·콩·설탕 등을 주로 수입하는 음식료 업체들은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원자재 구입 부담이 준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음식료품 지수는 전일 대비 1.50% 상승한 4550.31를 기록 중이다. 이중 삼양사는 전날보다 7.63% 급등했다. 대상(1.09%), 동원F&B(1.53%), 삼양사(0.32%), CJ제일제당(0.83%) 등도 상승했다.

항공주도 뛰는 중이다. 대한항공은 1.32%, 아시아나항공 2.25%, 제주항공 3.13%, 진에어는 1.5% 오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항공사들이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외화부채와 항공기 임대료 등이 줄 수 있다. 또 해외여행 수요가 커지면서 여객 실적도 늘어나게 된다.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민감도 분석 결과 원달러 환율 하락세은 항공업종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재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외화 순부채인 관계로 원화강세시 영업이익과 외환손익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섬유·의복 업종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소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연히 소비재 수입액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 수입액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지표 중 하나가 베트남의 섬유·의복 수출 동향이기 때문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의 섬유·의복 수출은 우리나라의 해당 업종 벨류에이션 추이와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벨류에이션 자체도 역사적으로 낮은 상황인만큼 국내 섬유·의복 업종의 벨류에이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밖에 철광석, 석탄 등의 원재료 수입 단가가 내려가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주도 대표적인 약달러 수혜주로 손꼽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