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상식] 허리디스크 자가진단법

김동건 노원자생한방병원 의무원장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에 걸리면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허리디스크니까 당연히 허리만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부분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나 다리에까지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환자에 따라 허리통증이 심한 사람이 있고 다리 통증이 심한 사람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허리통증보다 다리 통증이 더 심하다. 이는 보통 요추 4번과 5번 사이의 신경이 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엉덩이에서 다리 바깥쪽을 타고 내려가면서 엄지발가락까지 저리고 당기며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요추 3번과 4번 사이의 신경이 눌리면 엉덩이에서부터 무릎 안쪽을 감싸면서 통증이 생기고, 요추 5번과 천골 사이의 디스크가 눌리게 되면 엉덩이에서 오금을 타고 발꿈치까지 찌릿찌릿하게 저리고 당기며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요통이 있으면서 엉덩이나 다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디스크질환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디스크질환이 의심된다면 보조자의 도움을 받아 진단을 직접 해볼 수 있다. 먼저 다리 길이를 재는 것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진단법 중 하나다.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양쪽 다리 길이를 재어본다. 만약 어느 한쪽 다리가 짧다면 골반이 비뚤어졌거나 척추가 불안정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때 다리를 일부러 비뚤게 놓거나 자세가 나쁠 경우 정확한 측정이 곤란하므로 반드시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다리길이를 재야한다.두 번째는 다리 길이를 잴 때와 마찬가지로 똑바로 누워 양쪽 엄지발가락에 힘을 줘 바르게 세운 후, 이 상태에서 엄지발가락을 아래로 눌러 보는 방법이다. 이때 한쪽 엄지발가락에 힘이 없다면 그쪽 신경이 눌리고 있다는 증거다. 뿐만 아니라 마치 발레를 하듯 까치발로 서서 엄지발가락을 이용해 걸어보자. 만약 걸을 때 통증이 있거나 뒤뚱거리면서 잘 걷지 못한다면 보다 정밀한 디스크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바른 자세로 서서 발뒤꿈치를 이용해 걸어보는 방법도 있다. 이 때 잘 걸을 수 없거나 통증이 있다면 디스크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진통제 한 알이나 침, 주사 한 번으로 통증이 가시는 가벼운 질환이 아니다. 자가진단 결과 허리디스크 질환이 의심되는 사람은 하루 빨리 엑스레이나 MRI와 같은 전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증상을 통해 어느 정도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막연하게 디스크라고 진단하지는 않는다. 디스크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겼는지, 척추뼈의 모양은 정상인지, 뼈와 디스크를 둘러싼 연부조직에 이상은 없는지 등을 세밀하게 검사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서 디스크 진단을 정확히 내린다. 진단을 정확하게 해야만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