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부산 5년 내 '삶을 확 바꾸는' 스마트시티 된다

4차산업혁명위, 시범도시 선정

세종시, 자율주행차 특화도시로
농작물 재배에 AI기술 적용
제로 에너지 단지도 조성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수자원 관련 첨단 시스템 집적
'스마트 워터시티'로 개발

정부, 규제개혁·R&D자금 지원
2021년까지 완공 예정
치안 특화 등 테마형 단지
매년 4곳씩 선정 계획
정부가 자율주행차·친환경에너지·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집적한 ‘스마트시티’를 세종시와 부산시에 조성한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스마트시티를 국가전략사업으로 강하게 추진하라”고 주문한 뒤 처음 나온 시범사업이다. 추상적으로 논의되던 스마트시티가 특정 지역에서 현실화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위원장 장병규)는 29일 서울 세종대로 KT빌딩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마트시티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가 모두 참여했다.
세종시 북동쪽에 자율주행차 특화단지정부는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조성하는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전국 도시 39곳을 평가해 세종 5-1생활권(세종시 연동면 일대)과 부산 강서구 세물머리 일대(에코델타시티)를 최종 선정했다.

세종시 5-1생활권은 자율주행차 특화도시로 조성한다. 자율주행차는 3차원 정밀지도, 차량과 교통신호 체계 간 지능형통신시스템(C-ITS) 확보가 핵심이다. 자율차 특화도시는 교통신호체계를 처음부터 자율주행차에 맞춰 설계한다.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도 자율주행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제로에너지단지를 세우고 전력중개·판매 시범서비스를 도입한다. 일조량, 수분, 비료 등 농작물 재배에 필요한 요소를 AI 기술로 구현하는 ‘스마트 팜’도 조성한다.

사업지는 세종시 북동쪽에 금강을 끼고 있다. 고속철도(KTX) 오송역에서 14㎞ 떨어져 있다. 경부·중부·천안논산고속도로뿐 아니라 2025년 준공 예정인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연결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자로 나서 274만1000㎡ 부지에 1만1400가구의 주택을 짓는다. 내년 상반기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착공해 2021년 12월 완공(입주)할 예정이다.에코델타시티엔 물 기술 집적

공구별로 지반공사가 한창인 부산 강서구 세물머리 일대 에코델타시티는 수자원 관련 첨단기술을 집적한 ‘스마트 워터시티’로 만드는 게 목표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부산도시공사, 부산시가 사업자로 나선다. 219만4000㎡ 부지에 3380가구의 주택을 짓는다.김해국제공항에서 5㎞, 부산신항만에서 12㎞ 거리다. 제2남해고속도로도 가깝다. 육·해·공 주요 국가교통망이 교차하는 요충지로 평가받는 곳이다. 바닷물과 대기 간 온도차를 ‘히트펌프’ 방식을 통해 에너지로 전환하는 수열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 이를 도시 기간에너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가구별로 분산형 정수처리시스템도 설치하기로 했다. 드론(무인비행기) 관련 각종 실험을 할 수 있는 ‘드론 실증구역’도 마련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착공해 2021년 7월 준공할 예정이다.

민간 스마트시티 아이디어 공모정부는 스마트시티가 이른 시일 안에 안착하도록 ‘규제 샌드 박스(신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전까지 관련규제 면제)’ 적용 등 규제개혁에 나설 방침이다. 연구개발(R&D) 자금 등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구체적인 예산 규모 등은 밝히지 않았다. 손병석 국토부 1차관은 “아직 사업비를 예단할 단계는 아니다”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을 접목해 달라진 미래 생활이 느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는 기업 대학 지방자치단체 등의 제안을 받아 상향식(bottom-up)으로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를 지정할 예정이다. 세종과 부산은 공공이 선도하고 나머지 지역은 민간 아이디어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교통 치안 행정 등 ‘도시문제 해결형’, 친환경에너지 생활복지 등 ‘비즈니스 창출형’으로 구분해 R&D 실증단지 두 곳을 선도 지정하고, 이와 관련한 테마형 특화단지를 매년 4곳씩 선정할 계획이다.

장병규 위원장은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의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그릇(플랫폼)으로서 의미가 있다”며 “6개월 단위로 추진 상황을 점검해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