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10년 냉정하게 평가해봐야"

대교협 "대학재정 한계 직면"
정부에 예산 지원대책 촉구
“10년간 지속된 반값등록금 정책이 대학 경쟁력 약화의 원인입니다.” 대학 총장들이 규제 위주의 대학 정책에 대해 정부에 보완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30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는 전국 200개 4년제 대학 가운데 140개교 총장이 참석했다. 대학 총장들은 총회에서 ‘10년간 지속된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반값등록금) 조치에 대한 보완정책 건의문’을 채택하고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기로 했다.이들은 건의문을 통해 “그동안 대학은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등록금 동결·인하, 장학금 확대, 입학금 및 대입전형료의 단계적 감축·폐지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해왔다”며 “그 결과 대학재정은 한계 상황에 다다랐고 대학 교육 여건이 악화돼 대학의 국제경쟁력은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교협은 ‘고등교육재정의 단계적 확충 모델’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학 교육력 회복을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2조8000억원씩 추가로 대학에 재정을 투입해 2023년까지 고등교육예산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 만들어달라는 게 골자다.

대학 총장들은 지난 10년간의 반값등록금 조치가 대학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한 평가를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 대학 총장은 “한계 상황에 다다른 지방 대학 중에선 정보기술(IT)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못해 언제 사고가 날지몰라 전전긍긍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며 “정부와 대학사회가 공동으로 냉정하게 정책 평가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