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눈높이' 낮춘 증권사들

원화 강세 여파…14조~15조원대로 1조원 하향
지속되는 원화 강세에 증권업계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원 넘게 낮춰 잡았다.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 기록 행진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1일 삼성전자에 대한 보고서에서 당초 15조~16조원으로 예상한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4조~15조원대로 하향 조정했다. 가장 큰 폭으로 전망치를 내린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16조1200억원에서 14조2760억원으로 1조8440억원(12.91%)이나 낮췄다. 하나금융투자는 16조3900억원에서 14조7000억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16조3520억원에서 14조6660억원으로 각각 1조6900억원, 1조6860억원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9조89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매분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역시 사상 최대인 15조1500억원을 올렸다.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이 같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멈추게 된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한 건 원화 강세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하락한 원·달러 환율은 1일 1071원90전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1100원 선이 무너진 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1058원60전으로 1060원 선이 깨지기도 했다.증권사들은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 가정치를 1100원에서 1078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올해 평균 환율을 1063원80전으로 전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삼성전자 실적의 변수가 됐다”며 “반도체 호황은 지속되겠지만 상당히 낮은 환율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