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리더에게 듣는다] 김성훈 "해외 수익성 강화… 미국 호텔 투자 펀드 내놓겠다"

(7)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

채권형 펀드보다 운용보수 높은
해외 대체투자 펀드에 집중
부동산운용팀도 세 개로 늘려

국내 공모시장 빠르게 위축
목표 전환형 펀드 각광 받을 것
“해외 유수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와 부동산 등 대체 투자 자산을 담은 펀드를 선보여 회사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사진)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투자 역량을 끌어올리는 게 회사 발전뿐 아니라 고객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키움운용의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키움운용은 국내 채권형펀드 운용의 ‘강자’로 꼽힌다. 전체 수탁액(40조8604억원, 지난달 26일 기준)에서 채권형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45.5%에 달한다. 대표 상품은 설정액이 2189억원인 ‘키움단기국공채’.

김 대표는 “키움운용(당시 우리자산운용)이 키움증권에 인수된 2014년 말 전체 수탁액은 21조원대에 그쳤다”며 “이후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 대상 영업을 강화해 수탁액을 두 배로 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형펀드는 운용 보수가 낮아 회사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키움운용의 수탁액은 국내 독립계 운용사 가운데 1, 2위를 다투지만 영업이익은 200억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한국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김 대표가 올초 주식운용본부 내 글로벌운용팀을 떼어내 글로벌마켓본부로 승격시키는 조직 개편을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 3년간 외형 성장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채권보다 운용 보수가 높은 자산군 비중을 늘려 내실을 다질 계획”이라고 했다.글로벌마켓본부는 해외 부동산 등 대체 투자 관련 재간접 펀드와 동남아시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아세안 펀드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올해 운용업계 자산 증가분 가운데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었을 정도로 해외 투자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채권형펀드의 운용 보수가 10bp(1bp=0.01%포인트)에 불과한 데 비해 해외 대체 투자 펀드는 30~40bp에 달해 회사 수익성도 큰 폭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대체투자본부 내 부동산운용팀을 세 개로 늘린 것도 해외 부동산 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키움운용은 조만간 미국 대형 건설회사와 함께 미국 호텔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국내 공모 펀드 시장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기관투자가나 프라이빗 뱅킹 시장을 타깃으로 한 목표 전환형 사모 펀드가 각광 받을 것”이라고 했다.김 대표는 서울 용산고와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동부증권을 시작으로 23년간 증권사와 운용사에서 전문성과 조직 관리 역량을 쌓았다. 2008년에는 키움증권 홀세일총괄본부를 맡았고 2014년부터 키움운용의 마케팅본부장을 지냈다.

하헌형/서기열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