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도핑 관련 징계 무효 처분을 받은 자국 선수들을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요청했다.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니슬라프 포즈드냐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제1부위원장은 1일(현지시간) "CAS가 징계를 철회한 (28명의 러시아 선수 가운데) 15명에게 2일까지 평창올림픽 초청장을 보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포즈드냐코프는 "CAS 결정에 따라 28명의 선수가 완전히 복권됐다.이는 이 선수들에 대한 도핑 규정 위반 혐의가 벗겨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요청했다.
그는 "오늘 (러시아) 동계스포츠종목연맹 전체 회의에서 28명 명단을 면밀히 검토했으며 그 가운데 15명에 대해 IOC에 초청장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했다"면서 "여타 선수들은 이미 은퇴했거나 다른 이유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CAS는 앞서 이날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의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IOC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불법 약물을 복용한 혐의로 올림픽 무대에서 영구 추방한 러시아 선수 39명 중 28명의 징계를 '증거 불충분'으로 무효화 했다.
또 나머지 11명의 선수에 대해선 도핑 규정 위반을 인정한다면서도 징계를 영구 출전 금지에서 이번 평창올림픽에 한한 출전 금지로 완화했다.
하지만 IOC는 CAS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스위스 연방법원 상고 가능성을 포함해 CAS의 결정을 신중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IOC는 또 징계 무효 결정을 받은 러시아 선수 28명이 자동으로 평창올림픽에 초대받는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IOC의 이 같은 입장을 고려할 때 ROC 측의 요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CAS 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푸틴 대통령은 CAS 결정에 대해 "대다수 우리 선수들의 깨끗함을 확인한 것으로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재판소에는 대립하는 두 분쟁 당사자들의 입장이 심리되기 때문에 우리가 상대로 하는 다른 쪽(IOC)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떤 안도감도 느끼지 말고 차분하게 이번 판결을 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푸틴은 "러시아의 반도핑 프로그램과 정책 개선이란 측면에서 우리 자신도 할 일이 있음은 분명하다"면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IOC, 다른 국제기구와 함께 이 일을 지속해서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도핑 관리 시스템 개선을 위해 스스로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