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어떤 공격도 정권 종말로 귀결"

미국 국방부, 핵 태세 보고서
사상 처음 한국어 요약본 내놔
미국 국방부가 지난 2일 ‘핵 태세 검토 보고서(2018 Nuclear Posture Review·NPR)’를 발표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어 요약본을 올렸다. 미 국방부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에 “미국과 동맹에 대한 북한의 어떤 공격도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 홈페이지엔 NPR 보고서 영문 원문과 함께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5개 국어 요약본이 함께 게재됐다. ‘핵심 요약서’란 제목의 한국어판은 A4용지로 총 21쪽 분량이다.이번 NPR 보고서에선 ‘북한(North Korea)’이란 단어가 51차례 등장했다. 2010년판에선 4차례만 나왔다. 또 보고서의 제2장 ‘서서히 전개되는 불확실한 국제 안보 환경’에 북한을 러시아, 중국, 이란과 함께 별도 항목으로 소개했다. 미 국방부가 한국어 요약본을 만들고, 북한 관련 언급 횟수를 크게 늘린 건 안보 전략에서 북핵 문제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보고서에선 “‘의미 있는 비핵 전략 공격’을 포함한 ‘극단적인 상황’에만 미국과 동맹국 보호를 위해 핵무기 사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격 형태와 상황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을 포함해 적국이 핵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미국의 선제 핵타격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과 CNBC 등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북한에 대해선 “미국과 그 동맹들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 능력은 “북한이 핵 탄도미사일로 미국을 타격하는 능력을 갖추는 데까지 이제 겨우 수개월이 남았을 뿐”이라며 “북한의 팽창하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재래식 군사작전 지원을 위해 핵을 선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도 생존할 수 있는 어떤 시나리오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 프로그램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제거돼 핵무기 없는 한반도가 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