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첨단 기술국가 설정… 봉건왕조 권력투쟁도 흥미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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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첫 흑인 슈퍼영웅 영화 '블랙팬서' 14일 개봉마블의 가장 혁신적인 영웅으로 불리는 ‘블랙팬서’가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져 오는 14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찌감치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어 관심이다.
블랙팬서는 할리우드 히어로 중 최초의 흑인이다. 아프리카 최첨단 문명국인 와칸다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중심으로 위기에 몰린 인류 평화를 소재로 삼았다. 단순히 거대악을 물리치는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들과 달리 ‘햄릿’에서 이야기를 빌려 관객들에게 토론거리를 제공한다.할리우드 영화 최초로 부산에서 촬영, 자갈치시장과 광안리 등에서 10여 분간 자동차 추격신 등을 펼치는 것도 주목거리다. 와칸다의 군주이자 전사인 블랙팬서 티찰라(블랙팬서) 역의 채드윅 보스만 등 주요 배역 및 제작진이 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스만은 이 작품의 혁신성에 대해 “아프리카에 와칸다라는 최첨단 기술국가가 등장한다는 설정이 놀랍고 흥미롭다”며 “그런 문명을 아프리카 문화와 융합해 이야기를 펼쳐놨다”고 말했다. 와칸다는 지구상 유일의 희귀금속인 비브라늄을 보유해 첨단 문명을 일궜지만 다른 문명과는 교류를 단절한 채 살아간다. 부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계승한 티찰라는 사촌 에릭의 도전을 받는다. 어린 시절 왕국으로부터 버림받아 분노의 화신이 된 에릭은 와칸다의 첨단기술로 인류를 공격,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심을 드러낸다.
보스만은 “슈퍼히어로인 티찰라가 글로벌 지도자처럼 여러 가지 갈등과 문제에 봉착하는 것도 색다르다”며 “고립된 채 지켜왔던 와칸다의 첨단문명을 인류를 위해 공개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는 게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티찰라와 에릭의 대결은 흑인 해방을 둘러싸고 화해를 강조한 마틴 루터 킹과 무장투쟁을 외친 맬컴 엑스를 연상시킨다. 극중 왕조를 놓고 왕족 간 결투하는 와칸다는 아프리카 특유의 봉건왕조체제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동석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티찰라가 세상으로 나아갈 것인지 고뇌하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점이 민주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고 옹호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