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에 추행까지… 낯뜨거운 법조계 '미투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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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만족시키려면…입안으로 물컹한 혀가 쑥…법조계의 성희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법원 고위직 판사의 과거 부적절한 발언이 밝혀진 데 이어 검찰 내에서 성폭력 폭로가 이어지면서다.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
과거 부적절한 발언 알려져
임은정 검사도 추가 폭로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3일자로 신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에 임명된 민중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과거 기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성과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부장판사는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재직 시절인 2014년 일부 기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가 사과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당시 참석자 등에 따르면 민 부장판사는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해주겠다. 남자가 여자를 만족시키려면 7㎝면 충분하다”고 말한 뒤 “(이는) 신용카드를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해당 자리에 있던 여기자가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민 부장판사는 참석했던 기자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부적절한 말로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는 취지로 사과했다.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과거 검찰 내 성폭력 사례를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임 검사도 서지현 검사처럼 15년 전 한 선배 검사로부터 강제 키스를 당하는 등 성추행 피해를 입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2003년 5월 경주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자신의 직속상사인 부장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임 검사는 “집까지 바래다준 A부장이 ‘물을 달라’고 해서 만취한 정신에 안이한 생각으로 물을 주고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해줬는데 갑자기 입안으로 들어오는 물컹한 혀에 술이 확 깼다”고 밝혔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