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집행유예… 경제계 반응

"이제라도 풀려나 다행
경영공백 빨리 메우고 국가경제 이바지하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나자 경제계는 일제히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환영 입장을 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재판부에서 사법 기준에 따라 판단한 결과”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의 글로벌 경영, 특히 4차 산업혁명기의 대응전략과 미래 신사업이 더욱 과감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이번 판결을 통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과 오해들이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이제부터라도 삼성그룹은 경영공백을 메우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 발전에 더욱 매진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판결이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았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삼성의 대외 신인도 회복, 경영 활성화 등의 효과는 개별 기업을 넘어 우리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삼성도 투자, 일자리 확대 등 사회적 역할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무분별한 ‘대기업 때리기’에 제동이 걸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경유착은 반드시 근절돼야 하고 기업인도 죄가 있으면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우리 경제를 둘러싼 글로벌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기업인에 대한 장기 구속수사는 해당 기업과 전제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야기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이 보다 투명한 경영을 통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수많은 중소협력기업과의 상생을 통해 경제 발전을 위해 앞장서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13일 신동빈 회장의 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롯데그룹은 긴장감 속에서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검찰은 작년 12월 신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징역 4년,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했다. 관세청은 이 뇌물죄가 확정되면 잠실면세점의 특허(영업권)를 취소할 방침이다. 롯데는 면세점 추가 승인은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하기 전부터 결정된 사안이라며 뇌물죄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2심에서 감형됐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연/류시훈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