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폭락은 프로그램 매도가 촉발…하락세 완화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증시 폭락의 여진이 6일 국내 증시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간밤 미 증시 급락이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 급등이 촉발한 기계적 자금 이탈의 결과인 만큼 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동반 급락했다. 특히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75.21포인트(4.6%) 급락한 24,345.75에 장을 마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우지수의 급락을 시간대로 분석한 결과, 오후 3시 전까지 1.2% 정도 하락하던 지수는 불과 10분간 3.5% 이상 급락해 하루 동안 4.6% 급락을 시현했다"며 "오후 3시는 정확하게 VIX 지수가 30달러를 상회하는 시점으로, 급락의 배경은 사람이 아닌 기계의 역할이 컸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차익실현이 나타나도 10분간 수급 매물이 과도하게 나오지 않는데, 정확한 시점에 차익 매물이 나온 것은 감정을 배제한 프로그램의 매도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증시 과열에 대한 헤지로 VIX 30을 기준으로 매도 시그널을 걸어 놓은 운용방법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 인플레이션 우려, 미 부채한도 협상 및 통화정책을 포함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VIX의 오버슈팅을 견인했다"고 판단했다.그러나 이후 VIX지수가 안정화 추세를 나타나고 있는 만큼 미 증시 하락세는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제시했다.

조 연구원은 "6일 오전 10시30분 기준 VIX지수의 선물 가격은 장 종료 기점으로 18.7% 하락해 안정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전날 장 종료시점 VIX숏(매도)상장지수펀드(ETF) 선물지수 가격은 36.66을 기록해 실적 벤치마트 상승분 만큼 오르지 못하고 벤치마크와 괴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확대되고 경기에 대한 부담요인이 작용했다기 보다는 단순한 프로그램 매매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하락세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