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알고리즘 투매'… 글로벌 증시 동반 폭락

'뉴욕발 쇼크' 덮쳐… 코스피·코스닥은 낙폭 줄이며 '선방'
컴퓨터에 의한 알고리즘 투매가 미국 증시를 뒤흔들었다. 일본 홍콩 상하이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5조달러(약 5479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글로벌 증시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175.21포인트(4.6%) 폭락한 24,345.75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4.10%, 나스닥지수는 3.78% 떨어졌다.
미국 국채금리 추가 상승 우려로 하락 출발한 다우지수는 장 후반 한때 6.25% 폭락했다. 경제지표 악화 등 특이한 악재가 없는 가운데 15분 새 하락폭이 약 700포인트에서 1600포인트가량으로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알고리즘 ‘매물폭탄’이 쏟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알고리즘 매매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특정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을 미리 프로그램화해서 그 시점에 자동으로 매매되도록 하는 거래시스템을 말한다.

단시간 급락에 투자심리는 공포감으로 바뀌었다. 장 막판 개인투자자의 ETF 매물까지 쏟아져나왔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의 ETF 자산은 3조4400억달러에 달했다. 다우지수 등이 추가 하락하면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글로벌 ETF 총자산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여섯 배 넘게 불어나 4조832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주식형 펀드가 3조7000억달러(77%)를 차지했다. 마이클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전략가는 “ETF 매도가 급증하면 단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 추가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증시 폭락에 영향을 받아 일본 홍콩 상하이증시도 6일 각각 4.73%, 5.12%, 3.35% 폭락했다. 코스피지수는 1.54%, 코스닥지수는 0.01% 떨어졌다. 오전장 한때 3~4%대까지 빠졌다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다.

뉴욕=김현석 특파원/윤정현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