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집·여행가방·수제맥주… 크라우드 펀딩으로 ‘대박’

와디즈, 작년 투자유치 실적 분석
“반려동물·라이프스타일·사회적 디자인 등 분야 급성장”
두잇 드라이하우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이 불특정다수의 개인에게 투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방식을 활용한 펀딩(자금 조달) 규모가 급성장하는 것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업계 1위인 와디즈는 지난해 1231건의 프로젝트가 진행돼 총 290억원의 펀딩이 이뤄졌다고 7일 밝혔다.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분야는 레저, 게임, 자동차 등 다양한 스타트업의 투자형 펀딩이다. 한 해 동안 281건이 등록됐으며 120억5211만원을 모았다. 스쿠버다이버를 위한 솔루션 플랫폼 ‘로그북 다이브메모리’, 게임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시도한 모바일 게임 ‘부루마불 M’ 등이 대표적 사례다.
샤플 닥터 나 캐리어
‘펫족(pet族)’과 ‘욜로(YOLO)’ 열풍을 반영하듯 반려동물과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펀딩 실적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와디즈에서 반려동물 관련 프로젝트는 87건이 진행돼 8억1437만원을 모았다. 반려동물 전용 드라이어와 하우스를 하나로 합친 ‘두잇 드라이하우스’는 목표금액의 1002%를 달성하기도 했다. 라이프스타일 관련 프로젝트는 264건, 43억7084만원을 기록했다. 디자이너가 만든 여행용 가방인 ‘샤플 닥터 나 캐리어’는 국내 크라우드 펀딩 사상 최고액인 15억원을 끌어모았고, ‘트래블러스 하이’의 여행용 백팩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와디즈는 전했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기획된 사회적 디자인 프로젝트와 소셜 임팩트 프로젝트는 각각 57건, 129건 이뤄졌다. 독도 일러스트를 넣은 상품을 판매하는 ‘굿모닝 독도 프로젝트’, 도산 안창호 선생의 그림을 활용한 ‘피플 도산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 사례다. 여성 위생용품을 선보인 ‘이지앤모어’ ‘업드림코리아’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웰트
지역 소상공인에게 투자하는 자영업 프로젝트는 146건이 진행돼 33억3147만원의 펀딩 실적을 올렸다. 수제맥주를 만드는 ‘세븐브로이’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이름을 알린 뒤 청와대 만찬에 오르는 등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문화콘텐츠 프로젝트는 39건, 총 46억2156만원을 기록했으며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 ‘좋아해, 너를’ 등은 관객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보기술(IT) 관련 프로젝트는 꾸준히 강세를 보여 189건, 25억2025만원을 기록했다. 체중 관리를 돕는 스마트 벨트 ‘웰트’, 터치 한 번으로 자동 점화되는 ‘루모스 캔들’, ‘스마트 전동 커튼’ 등이 선보였다.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기존 산업의 주체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활발히 일어나면서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