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폭락은 '공포지수' 탓?… CBOE "책임 떠넘기지 마"

VIX 연계 상품 청산이 충격 키웠다는 주장에 CBOE '발끈'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폭락을 야기한 원인으로 변동성지수(VIX)와 연계된 투자상품이 지목되자 지수를 개발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발끈하고 나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미 증시 폭락세를 유발한 주범은 시장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하지만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와 연계된 상장지수상품(ETP)들이 이날 크게 흔들리면서 폭락을 심화시켰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변동성 축소, 즉 VIX 하락에 베팅했던 상품들이 주가 하락으로 청산되면서 혼란을 증폭시켰다는 것이다.하지만 지수를 개발한 CBOE는 이런 지적이 불합리하다며 VIX 연계 상품에 혼란의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CBOE의 리서치·상품개발 담당 부사장인 윌리엄 스페스는 FT에 "시장은 곧 회복했다"며 "불안정하고, 긴장으로 가득했던 시간에 VIX 지수가 반응했던 방식은 일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VIX는 시장 변동성을 측정하기 위해 지난 1993년 S&P 500 지수옵션에 근거해 만들어졌다.S&P 500 지수옵션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질수록 VIX는 올라간다.

이는 그만큼 투자심리가 불안정해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타면서 VIX는 이례적으로 차분한 모습을 보였고, 투자자들은 증시 변동성이 낮을 것이라는 기대 아래 돈을 쏟아부었다.하지만 지난 5일 미국 증시가 주저앉자 VIX를 좇는 2개의 ETP가 청산됐고, 이에 따라 혼란이 가중되자 시장은 지수를 원인으로 지목하기 시작했다.
이에 VIX를 개발한 CBOE의 주가도 이날 10% 넘게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해리스 웰스파고 선임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면 상품 거래량이 늘면서 CBOE에 유리하다며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고 FT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