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네이버 FARM] 휴전선 근처서 와인 땅굴 팠더니 외국인 관광객 연 6만명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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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7
서충원 산머루농원 대표
파주 적성면에 73m 와인 터널
사계절 실내온도 15도 유지
해외 박람회 적극 홍보로
외국서 '유명 와이너리' 입소문
"아버지가 산머루 최고 명인
재배 노하우와 관광 더해 승부"

73m에 이르는 터널을 뚫은 건 산머루농원의 서우석·서충원 부자다. 2005년 더 좋은 머루주(酒)를 빚기 위해 아버지가 만든 지하 저장고를 아들인 서충원 대표(사진)가 농촌 체험관광의 핵심 요소로 바꿔놨다. 서 대표는 “머루 재배 전문가인 아버지의 노하우에 가공과 관광을 더했다”며 “지금은 외국에서 더 많이 찾아오는 농촌 관광명소가 됐다”고 소개했다.외국에서 더 유명한 와이너리

서 대표는 경기관광공사를 찾아갔다. 경기도의 대표 관광지가 될 수 있으니 해외 박람회에 데려가 달라고 매달렸다. 해외 박람회, 로드쇼, 세미나 등 농원을 소개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다. “나중에 세보니 1년에 18번 해외 출장을 갔더라고요. 2013년부터 대만 쪽에서 단체 관광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머루명인의 뒤를 잇다산머루농원이 있는 적성면 객현리 감악산 일대는 산머루 마을로 불린다. 이 일대 50여 개 농가가 산머루를 키운다. 산머루농원이 직접 키우는 2만3100㎡ 규모의 밭을 포함해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머루는 연간 300~400t에 이른다. 농가에서 키운 머루는 산머루농원에서 대부분 수매한다.
산머루는 한국의 야생 포도다. 겉모습은 포도와 거의 비슷하지만 포도보다 새콤달콤한 맛이 강하다. 아버지인 서우석 씨는 국내에서 최초로 산머루를 밭에 가져와 키운 농업인이다. 어릴 적 추억의 열매였던 머루를 재배해보고 싶어 산머루나무 몇 그루를 가져와 밭에 심었고 이후 농업기술센터를 찾아다니며 문의한 끝에 재배 방법을 배웠다.
1979년 1500그루의 묘목을 사서 재배를 시작했다. 산머루농원 곳곳에 1979라는 숫자를 써넣은 것도 처음 머루를 재배한 당시의 열정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서씨는 산머루 농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데도 힘썼다.가공식품을 제조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서 대표는 “머루는 쉽게 물러지기 때문에 생과로 유통하기가 어렵다”며 “자연스럽게 가공공장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고등학생 때부터 농업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아버지가 최고의 산머루 명인인데 이을 사람이 없어 명맥이 끊긴다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한국농수산대가 설립돼 1기생을 모집하고 있었다. 서 대표는 고교 졸업 후 농수산대에 진학했다.
파주=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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