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차세대기술' 팍팍 밀어준 대구시

빛 본 차세대기술개발사업

6년간 53개사에 94억 지원
매출 394억, 고용 234명↑
'월드클래스300'에 5곳 선정
성진포머 연구개발팀 직원들이 냉간단조 포머기에서 생산된 제품의 정밀도를 살펴보고 있다. 성진포머 제공
자동차 엔진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정밀냉간단조 기술로 생산하는 대구의 성진포머(대표 손석현)는 단조로 생산하는 일부 부품의 치수정밀도가 낮아 생산 후에도 절삭과 연마, 드릴링의 후공정을 거쳐야만 했다. 원가경쟁이 치열한 중소형 단조품 시장에서 기존 기술로는 고객이 원하는 단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회사는 2014년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의 ‘차세대 선도기술 개발 사업’에 지원했다. 1억원의 기술지원비에 회사자금을 보태 문제가 된 단조기술을 개선했다. 2015년 이후 기술개발과 관련한 국내특허 15개와 해외특허 9개를 잇따라 출원했다. 2014년 580억원이던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700억원대로 높아졌다.

대구시가 2003년부터 하고 있는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인 ‘차세대 선도기술 개발사업’이 중소기업의 애로기술 해결과 지식재산권 출원, 매출과 고용 증대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사업 지원을 받은 53개사를 조사한 결과, 직접 매출이 394억원 늘었고 신규 고용은 234명 증가했으며 지식재산권 출원도 470건에 달했다고 8일 밝혔다.이 사업에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가 지원한 예산은 6년간 94억원이었다. 권혁균 대구테크노파크 선임연구원은 “지원사업의 사업화 성공률은 61%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사업화 성공률 50%(중소벤처기업부 2016년)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2차전지 설비제작·공급업체인 씨아이에스(대표 김수하)는 2013년 전지업체의 투자 위축 및 경쟁 구도 심화로 매출이 급감하는 위기를 맞았다. 고용량 전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압연율을 높여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 문제를 대구시의 차세대기술 개발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설비 제조사와 한·중 합작회사를 설립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거점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차세대기술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시제품은 바이어와 직접 소통하는 데 중요한 플랫폼이 됐다”며 “소비자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해 공동개발과 수주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씨아이에스의 매출은 2014년 116억원에서 2016년에는 761억원으로 급증했다.차세대기술 개발사업 지원을 받은 기업 중 씨아이에스와 멕아이씨에스 등 2개사는 코스닥에 상장됐다. 대주기계, 성진포머, 에스엔에스텍, 씨아이에스, 대성하이텍 등 5개 기업은 월드클래스 300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신경섭 대구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사업화 연계기술 개발 사업(R&BD)형으로 운영해 성과가 높게 나타났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기업들의 연구개발 및 사업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