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불과 함께… 지구촌, 평창의 '겨울동화'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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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평창올림픽
개회식 주제 '행동하는 평화'
상원사 동종 소리에 공연 시작
하늘에 폭죽으로 '웰컴' 새겨
K팝 등 흥겨운 음악 맞춰
남북 11년 만에 공동 입장
전이경·박인비·안정환 거쳐
여자 하키 단일팀이 함께 든 성화
'피겨퀸' 김연아가 스케이팅하며
달항아리 성화대에 최종 점화
![< “우리는 하나다” >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맨 오른쪽)가 9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로부터 성화를 받은 뒤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평창=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https://img.hankyung.com/photo/201802/AA.15932102.1.jpg)
◆상원사 동종 소리로 공연 시작영하 3도의 한층 누그러진 날씨 속에 열린 개회식은 공식 개막 1시간 전부터 달아올랐다. 스타디움 상단에 자리 잡은 북한 응원단이 일사불란한 응원을 펼쳐 관람객 3만5000여 명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붉은 옷을 맞춰 입은 이들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에 따라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북한 여자 태권도 시범단원 한 명과 남자 단원 두 명이 실전을 방불케 하는 모의 대련을 선보이자 관중들의 입에선 절로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어 남북한 태권도 시범팀이 합동 공연을 펼치자 곳곳에서 ‘조! 국! 통! 일!’ 구호까지 등장했다. 북한은 이번 평창올림픽에 응원단 229명, 선수단 46명, 예술단 140명 등 500여 명을 파견했다.
![< 불타오르는 성화 > 평창 동계올림픽 마지막 성화주자인 김연아가 점화한 달항아리 모양의 성화대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802/AA.15932079.1.jpg)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외빈석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들과 인사를 나누다 뒤편에 앉아 있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발견하곤 반갑게 악수했다. 문 대통령의 입장과 태극기 게양에 이어진 선수단 입장식은 ‘자유’와 ‘흥’이 넘쳐났다. 한글 순으로 입장한 92개국 2925명의 선수단은 열을 짓지 않고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손을 흔들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한 선수단은 마지막 순서로 들어왔다. 남북팀 동시 입장 기수는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33)과 북한의 아이스하키 수비수 황충금(23)이 맡았다. 남북 공동 입장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역대 10번째이자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이다. 흥겹게 편곡된 아리랑이 개회식장에 울려퍼졌다.
◆50억 명 세계인에게 울려퍼진 ‘평화’문 대통령의 개회 선언과 함께 이어진 공연에서는 전인권, 이은미, 국카스텐 하현우, 볼빨간 사춘기 안지영이 평화를 상징하는 ‘이매진(Imagine)’을 합창했다. 촛불을 든 강원 주민 1000명이 LED 비둘기를 날렸고, 100명의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가파른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며 1218개의 드론을 하늘로 날려 오륜기를 그렸다.
하이라이트는 성화 점화였다. 지난해 11월1일 한국에 도착한 성화는 7500명의 봉송주자에 의해 100일간 2018㎞를 달려 개회식장에 도착한 뒤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전이경, 올림픽 골프 금메달리스트이자 그랜드 슬래머인 박인비, 2002년 월드컵 4강 주역 안정환,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박종아와 정수현에게 차례로 전달됐다. 베일에 싸여 있던 최종 성화 점화 주자는 ‘피겨 여왕’ 김연아였다. ‘달항아리’ 형상을 한 성화대가 큰 화염을 내며 불타오르는 순간 ‘평화의 여정’이 시작됐다. 23번째 동계올림픽인 평창동계올림픽은 오는 25일까지 17일간 금메달 102개 등 306개의 메달을 놓고 열전을 벌인다.
평창=이관우/최진석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