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라면시장 온도차… 수출 '끓고' 내수 '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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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두 자릿수 성장세…일본·중국·동남아·미국·호주 시장 확대
내수, 간편식에 밀려 다시 2조원대 미만 추락…컵라면 뜨고 봉지라면 진다
라면의 수출과 내수시장에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라면이 글로벌 식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출은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국내 매출은 내리막길이다.
라면 제조사들은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한편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시장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 작년 라면 8억8천만 봉지 해외로…대중국 수출 63% 급증최근 라면 수출은 해마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수출량이 11만120t, 수출액이 3억8천103만7천 달러로 각각 전년보다 38.3%, 31.2% 증가했다.
라면 1봉지 중량이 평균 125g이라고 가정하면,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8억8천만 봉지가 해외로 수출된 셈이다.특히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전체적인 식품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한 상황에서도 라면의 대(對)중국 수출량은 오히려 전년보다 62.7%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라면 수출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량은 1년 전보다 28.4% 증가했다.수출액도 30.7% 급증했다.
역대 1월 수출실적 기준으로 수출 중량과 수출액 모두 관세청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사상 최대치였다.
볶음면 등 매운맛 라면의 인기에 미국과 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로의 수출이 급증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기존 주력 수출 시장인 중국 등지에서도 한국 라면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농심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신라면을 내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농심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6억4천5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8억1천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외에도 미국, 호주 등으로도 수출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전역 4천692개 월마트 매장에 신라면이 입점, 월마트 모든 매장에서 판매되는 첫 한국 식품이 됐다.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2014년 224억원에서 지난해 2천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이 기간 수출액은 연평균 118.3% 증가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수출이 급격히 늘어난 불닭볶음면 등 불닭 브랜드 제품 수출은 지난해 1천750억원 규모로 내수 판매액 75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지난해 삼양식품 전체 수출 중 불닭볶음면이 85% 이상을 차지했다.
삼양식품은 커리불닭볶음면, 마라불닭볶음면 등 해외 전용 제품을 출시하며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라면 매출 하락세…히트상품 없어
해외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라면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라면업계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4개 업체의 매출 합계는 1조9천990억원으로 전년보다 2.5% 감소했다.
내리막길을 걷던 라면 매출은 2016년 중화풍 라면의 인기 등에 힘입어 2조원대를 회복했지만 지난해 다시 떨어졌다.
1인 가구 증가와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이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강력한 히트상품이 없었던 것도 부진의 이유로 분석된다.
이마트에서 지난해 전체 라면 매출은 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정간편식 매출은 37.4% 급증했다.
라면 중에서도 간편한 컵라면(용기면) 매출은 늘고 있지만 봉지라면 매출은 감소세다.
이마트에서 지난해 봉지라면 매출은 6.1% 감소했고, 컵라면 매출은 4.9% 늘었다.
내수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 56.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6년보다 1%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오뚜기는 23.0%, 삼양식품은 11.1%, 팔도는 9.6%를 기록했다.
판매 수량 기준으로는 농심의 점유율이 52% 수준이다.
여전히 농심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오뚜기 등 후발주자의 추격 속에 점유율 50% 붕괴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사업 경쟁 심화로 농심의 시장지배력이 과거보다 축소됐고 간편식 등 대체재의 성장으로 라면 시장이 성장하기 힘들다"며 내수 라면 시장 경쟁 심화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업체들은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농심은 너구리를 변형한 볶음너구리, 매콤 너구보나라를 비롯해 짜왕 매운맛, 카레라이스쌀면, 참치마요큰사발, 건면새우탕 등을 출시했다.
오뚜기는 냉콩국수라면, 함흥비빔면, 리얼치즈라면, 굴진짬뽕, 팥칼국수 등을 출시했다.
삼양식품은 쌈장라면, 커리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을, 팔도는 초계비빔면, 체다치즈 틈새라면 등을 내놓았다.
컵라면 시장 성장에 따라 농심이 신라면블랙사발을 출시하는 등 전자레인지용 제품 경쟁도 뜨겁다.
국내 시장에서 용기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4%이며 매년 커지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라면 시장이 성숙 단계에 이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일본은 이미 용기면 시장이 봉지라면 시장보다 2배 이상 크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내수, 간편식에 밀려 다시 2조원대 미만 추락…컵라면 뜨고 봉지라면 진다
라면의 수출과 내수시장에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라면이 글로벌 식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출은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국내 매출은 내리막길이다.
라면 제조사들은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한편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시장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 작년 라면 8억8천만 봉지 해외로…대중국 수출 63% 급증최근 라면 수출은 해마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수출량이 11만120t, 수출액이 3억8천103만7천 달러로 각각 전년보다 38.3%, 31.2% 증가했다.
라면 1봉지 중량이 평균 125g이라고 가정하면,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8억8천만 봉지가 해외로 수출된 셈이다.특히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전체적인 식품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한 상황에서도 라면의 대(對)중국 수출량은 오히려 전년보다 62.7%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라면 수출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량은 1년 전보다 28.4% 증가했다.수출액도 30.7% 급증했다.
역대 1월 수출실적 기준으로 수출 중량과 수출액 모두 관세청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사상 최대치였다.
볶음면 등 매운맛 라면의 인기에 미국과 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로의 수출이 급증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기존 주력 수출 시장인 중국 등지에서도 한국 라면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농심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신라면을 내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농심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6억4천5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8억1천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외에도 미국, 호주 등으로도 수출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전역 4천692개 월마트 매장에 신라면이 입점, 월마트 모든 매장에서 판매되는 첫 한국 식품이 됐다.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2014년 224억원에서 지난해 2천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이 기간 수출액은 연평균 118.3% 증가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수출이 급격히 늘어난 불닭볶음면 등 불닭 브랜드 제품 수출은 지난해 1천750억원 규모로 내수 판매액 75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지난해 삼양식품 전체 수출 중 불닭볶음면이 85% 이상을 차지했다.
삼양식품은 커리불닭볶음면, 마라불닭볶음면 등 해외 전용 제품을 출시하며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라면 매출 하락세…히트상품 없어
해외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라면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라면업계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4개 업체의 매출 합계는 1조9천990억원으로 전년보다 2.5% 감소했다.
내리막길을 걷던 라면 매출은 2016년 중화풍 라면의 인기 등에 힘입어 2조원대를 회복했지만 지난해 다시 떨어졌다.
1인 가구 증가와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이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강력한 히트상품이 없었던 것도 부진의 이유로 분석된다.
이마트에서 지난해 전체 라면 매출은 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정간편식 매출은 37.4% 급증했다.
라면 중에서도 간편한 컵라면(용기면) 매출은 늘고 있지만 봉지라면 매출은 감소세다.
이마트에서 지난해 봉지라면 매출은 6.1% 감소했고, 컵라면 매출은 4.9% 늘었다.
내수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 56.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6년보다 1%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오뚜기는 23.0%, 삼양식품은 11.1%, 팔도는 9.6%를 기록했다.
판매 수량 기준으로는 농심의 점유율이 52% 수준이다.
여전히 농심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오뚜기 등 후발주자의 추격 속에 점유율 50% 붕괴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사업 경쟁 심화로 농심의 시장지배력이 과거보다 축소됐고 간편식 등 대체재의 성장으로 라면 시장이 성장하기 힘들다"며 내수 라면 시장 경쟁 심화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업체들은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농심은 너구리를 변형한 볶음너구리, 매콤 너구보나라를 비롯해 짜왕 매운맛, 카레라이스쌀면, 참치마요큰사발, 건면새우탕 등을 출시했다.
오뚜기는 냉콩국수라면, 함흥비빔면, 리얼치즈라면, 굴진짬뽕, 팥칼국수 등을 출시했다.
삼양식품은 쌈장라면, 커리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을, 팔도는 초계비빔면, 체다치즈 틈새라면 등을 내놓았다.
컵라면 시장 성장에 따라 농심이 신라면블랙사발을 출시하는 등 전자레인지용 제품 경쟁도 뜨겁다.
국내 시장에서 용기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4%이며 매년 커지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라면 시장이 성숙 단계에 이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일본은 이미 용기면 시장이 봉지라면 시장보다 2배 이상 크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