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유로존 골칫덩이' 이탈리아… 성장 열차 올라탔다

작년 성장률 1.4%로 크게 개선
이탈리아 경기가 되살아나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 회복에도 기여하고 있다. 내수 활성화와 노동개혁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태트는 지난달 31일 유로존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016년 1.8%보다 높은 2.5%(잠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자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2.3%)을 웃도는 수치다.

이탈리아 경제는 오랫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중 하나였다. 2012년부터 3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이후 2년 동안 1% 이하의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2013년 2분기부터 플러스로 돌아서 꾸준히 치고 올라온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탈리아 경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탈리아의 지난해 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이탈리아 통계청이 내놓은 추정치는 1.4%다. 2016년 성장률 0.9%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가계소비와 기업생산·투자 증대가 이탈리아 경기 회복을 이끌었다. 가계소비는 지난해 1.4% 늘면서 서서히 살아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2017년부터 4년간 추진하는 ‘산업 4.0’ 정책의 일환으로 기계 및 자동화 설비에 대한 투자 지원이 강화돼 기업 설비투자도 지난해 3.0% 늘어났다.

이탈리아 정부가 노동시장 유연화와 청년 고용 장려를 골자로 한 신(新)노동법을 2015년부터 시행한 것도 주효했다. 이탈리아 실업률은 재정위기 여파로 2012년부터 계속 상승해 2014년 12.5%까지 치솟았다. 신노동법 시행 덕분에 지난해 11.2%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10.9%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