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충격 증폭시키나… "해외 펀드·부동산투자 5년새 3.5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펀드와 부동산 투자가 급증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발했을 때 국내 충격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내국인의 금융·부동산업 해외직접투자는 2011년 37억 달러에서 2016년 130억 달러로 약 3.5배로 증가했다. 해외직접투자에서 금융·부동산업 비중도 13%에서 37%로 확대했다.해외 금융·부동산업 투자 활성화 배경에는 저금리 장기화가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자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면서 국내 연기금·금융회사의 해외 투자 유인이 높아졌다.

이 기간 해외 직접투자는 무게 중심이 저임금 활용에서 현지 시장 진출 쪽으로 이동했다.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제조업 부문 직접투자는 2003∼2009년 157억 달러에서 2010∼2016년 350억 달러로 늘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국내 생산 제품을 수출하기보다 해외생산 체계를 구축해 무역 장벽을 피했다.

한은은 자산 가격 변동에 민감한 금융·부동산업 투자가 늘어나는 점을 우려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자산 가격이 내려갈 때 금융 불안이 국내로 파급되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이용대 한은 과장은 “부동산처럼 실물자산은 주식·채권 등에 비해 신속한 처분이 어려워 가격 하락 때 손실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부동산업 해외 직접투자가 지속해서 늘어난다면 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으로 수익이 감소하거나 평가 손실이 발생했을 때 국내 투자회사의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