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텔링] 청년 한(恨) 서린 '가즈아'…격동 '존버' 2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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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래빗 데이터저널리즘 [데이터텔링]
디시 비트코인 갤러리 '격동 2개월' 대해부
정부 "거래 금지" 검토엔 #존버 #가즈아
규제 윤곽 드러나자 #정부 #규제 언급 ↑
1월 12일 절정 '눈물의 #인증 릴레이'
청년의 한 서린, 근거 없는 '가즈아'
가상화폐 후속대책, 코인러 삶 주목해야
대한민국 '코인러(가상화폐 투자자를 일컫는 온라인 용어)'는 격동의 두 달을 보냈습니다.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판은, 대한민국 '흙수저' 청년의 한(恨)이 맺힌 공간이었습니다.
1 비트코인이 1500만원대에서 2600만원 선까지 치솟은 뒤, 다시 1000만원 아래로 곤두박질친 그 두 달동안 청년들은 '떡상'(크게 오름)과 '떡락'(크게 내림)의 파고 속에서 '존버(X나게 버티다)'와 '가즈아'(가자의 격한 표현)을 외치며 흙수저 탈출 신화를 꿈꿨습니다. 누군가는 웃었지만, 누군가는 애환과 절망에 신음했습니다. 떡상-떡락의 롤러코스터에 시달린 코인러들은 수많은 '말말말'을 기록했습니다. 그 공간은 바로 '비트코인 갤러리'입니다. 비트코인 갤러리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내 게시판 이름입니다.
비트코인 갤러리엔 하루에 게시물만 무려 7000여 건 올라옵니다. 뉴스래빗이 국내 최초로 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의 두 달간 기록을 전수 수집, 키워드를 추출했습니다. 일 별 키워드 변화는 코인러의 희노애락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떡락을 맞은 코인러의 화풀이와, 떡상의 기쁨을 계좌로 증명하는 이들과, 존버와 가즈아를 외치며 고난(?)의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자고 선동하던 이들까지. 격동의 시기 대한민국 코인러의 일기장이었습니다.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는 공감이나 댓글 수가 많은 게시물을 갤러리 내 '개념글'로 선정합니다. 갤러리 게시물 중 가장 호응이 큰 글들입니다. 금·은빛 배지(badge)를 달고 별도 목록에도 배치되죠.
비트코인 갤러리엔 온갖 내용의 글이 두루 올라옵니다. 정보를 제공하거나 현상을 분석하는 글도 종종 있지만 코인러들이 애환을 나누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일상적인 잡담, '코인드립(비트코인 관련 유머)', 때로는 의미 없는 외침도 올라옵니다.
1 비트코인이 1500만원대에서 2600만원 선까지 치솟은 뒤, 다시 1000만원 아래로 곤두박질친 그 두 달동안 청년들은 '떡상'(크게 오름)과 '떡락'(크게 내림)의 파고 속에서 '존버(X나게 버티다)'와 '가즈아'(가자의 격한 표현)을 외치며 흙수저 탈출 신화를 꿈꿨습니다. 누군가는 웃었지만, 누군가는 애환과 절망에 신음했습니다. 떡상-떡락의 롤러코스터에 시달린 코인러들은 수많은 '말말말'을 기록했습니다. 그 공간은 바로 '비트코인 갤러리'입니다. 비트코인 갤러리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내 게시판 이름입니다.
비트코인 갤러리엔 하루에 게시물만 무려 7000여 건 올라옵니다. 뉴스래빗이 국내 최초로 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의 두 달간 기록을 전수 수집, 키워드를 추출했습니다. 일 별 키워드 변화는 코인러의 희노애락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떡락을 맞은 코인러의 화풀이와, 떡상의 기쁨을 계좌로 증명하는 이들과, 존버와 가즈아를 외치며 고난(?)의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자고 선동하던 이들까지. 격동의 시기 대한민국 코인러의 일기장이었습니다.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는 공감이나 댓글 수가 많은 게시물을 갤러리 내 '개념글'로 선정합니다. 갤러리 게시물 중 가장 호응이 큰 글들입니다. 금·은빛 배지(badge)를 달고 별도 목록에도 배치되죠.
비트코인 갤러리엔 온갖 내용의 글이 두루 올라옵니다. 정보를 제공하거나 현상을 분석하는 글도 종종 있지만 코인러들이 애환을 나누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일상적인 잡담, '코인드립(비트코인 관련 유머)', 때로는 의미 없는 외침도 올라옵니다.
뉴스래빗은 2013년 11월부터 2018년 1월 29일분까지 비트코인 갤러리 개념글을 전수 수집했습니다. 그 4년 2개월간 '빗갤러(비트코인 갤러리 이용자를 줄여 부르는 말)'의 공감을 가장 많이 받은 글 3568건입니다. 이 가운데 1579건(44%)이 2017년 12월~2018년 1월 두 달간 집중적으로 선정됐습니다. 두 달 동안 올라간 개념글이 앞선 4년 치 양과 맞먹는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빗갤러들은 할 말이 많았던 것이죠.
'일별 개념 게시물 수 막대' 그래프를 보면 개념글 수가 압도적으로 많거나, 정부 규제 관련 키워드가 유독 쏟아졌던 3일이 보입니다. 그 3일은 두 달간 가상화폐 주요 사건 일지와 일치합니다.# 존버와 가즈아의 날, 2017년 12월 8일
# 정부 "가상화폐는 사기" 거래 금지 검토
신호탄은 지난 해 12월 8일 터졌습니다. 정부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국내 거래소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가상화폐를 '형법상 유사 통화 거래 행위이자 사람을 현혹시키는 사기 수단'으로 규정했습니다.
빗갤러들은 격하게 반응했습니다. 12월 8일 하루만 비트코인 갤러리 글 326건이 개념글에 올랐죠. 하루 10건 남짓인 평소보다 30배 이상 폭증한 양입니다. 4년 2개월치를 통틀어 10건 중 1건은 이 날 하루에 개념글이 된 셈입니다.
정부가 거래 금지를 최초로 암시한 날이었지만 '규제(6회)', '정부(2회)' 등 관련 단어는 비교적 언급이 적었습니다. 오히려 눈에 띈 단어는 '가즈아(14회)', '존버(8회)'입니다. 두 단어 모두 가상화폐 열풍으로 인터넷 상에서 크게 유행한 신조어입니다.'가즈아'는 '가자'를 변형한 단어입니다. 상승을 기원할 때 외치는 주문 같은 단어죠. '존버'는 '상승할 때까지 열심히 버티자'는 뜻입니다. 빗갤러들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아직도 시기상조다", "무조건 오른다"며 '존버'를 추천했습니다.
# 정부와 규제의 날, 2017년 12월 28일
# 윤곽 드러난 규제, 하락하는 비트코인
이후 정부의 규제 대책이 차차 윤곽을 드러냅니다. 거래소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가상화폐 거래에 필요한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중지했습니다. 이어 긴급 대책을 공식 발표했죠.
달아올랐던 빗갤러들의 '존버', '가즈아' 외침도 차츰 잦아듭니다. 12월 9일부터 28일까지 20일 간 등장 횟수가 존버 22회, 가즈아('gazua' 포함) 21회로 하루 한 번 꼴에 그쳤습니다.
반면 '정부', '규제'는 28일 하루만 각각 31회, 10회 등장했습니다. 이 날은 정부가 가상통화 관련 관계차관회의를 가진 날입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도입, 거래소 전면 폐쇄 검토 등 한층 강도 높은 입장을 발표했죠.
이날 '정부'와 '규제'를 포함한 개념글은 5건으로 많지 않았습니다. 시간차를 두고 올린 중복 글을 포함하면 4건에 불과하죠. 다만 이 4건 개념글에 빗갤러들은 크게 반응했습니다. 4건 모두 100건 이상 추천받아 이 날 전체 개념글 29건 중 상위권에 속했습니다.
# 눈물의 인증, 2018년 1월 12일
# 11월, 12월에 이어…인증 릴레이
비트코인 갤러리엔 '인증 글'이 종종 보입니다. 가상화폐로 얻은 수익을 공개한 게시물입니다. 인증 글을 올리는 빗갤러는 "(수익을 올렸으니) 댓글로 사연을 달면 일부 나누겠다"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투자금을 잃은 딱한 빗갤러와 수익의 일부를 나누겠다는 뜻입니다.
'인증'은 평소 등장 횟수가 10회 미만인 단어입니다. 다만 '인증 릴레이'에 불이 붙는 날은 등장 횟수가 급증합니다. 지난 해 11월 13일과 12월 8일(각 61회)이 대표적입니다. 수익을 올린 이들은 "일단 4명 50만원씩 보냈다. 개념글 보내놔라"는 식으로 참여를 유도합니다. 인증 글이 개념글에 오르는 방식입니다. 지난 1월 12일엔 '인증'이 86회나 등장했습니다. 11월, 12월보다 25회 많습니다.
빗갤러들은 나눔 인증 글에 "코인에 투자했다가 크게 손해를 봤다", "형편이 어렵다", "이혼할 위기다", "등록금을 날렸다" 식의 댓글을 줄줄이 답니다. "한강에 간다"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들도 있죠. 이는 가상화폐 열풍이 실제 청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들여다 볼 수 있는 단면입니다.
# 청년 한이 서린, 근거는 없는 '가즈아'
## 가상화폐 열풍 후속대책, 코인러 삶 주목해야
두 달간 '가즈아'를 외쳤던 많은 빗갤러 개념글을 살펴봐도 '떡상' 그리고 '떡락'의 근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거나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가즈아'는 "비트코인은 제발 올라야 한다"는 청년 코인러의 강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글입니다.
물 떠놓고 부디 '떡상'을 비는 코인러의 한(恨)이 서린듯 합니다. 원래 집이 부자라서, 모은 돈이 많아서 투자에 나선 이들도 있겠지만, 신용대출 자금이나 등록금, 전세보증금, 적금을 깬 돈으로 모험에 나선 이들이 적지 않았던 탓입니다.
11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신용대출이 전월 대비 1조1000억원이나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2008년 집계 이래 최대 증가폭입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대출 등으로 은행 돈을 빌려 가상화폐에 뛰어든 투자자들을 그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정부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최근 2개월 간, 가상화폐 뿐 아니라 코인러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돈을 벌었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잃었습니다. 가상화폐 가격이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릴 때마다 엮인 코인러의 인생까지 함께 뒤흔들리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갤러리엔 코인러의 희로애락이 담겨있습니다. 2개월 치 게시물 3568건 만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을 정도였죠. 이미 수많은 코인러가 가상화폐에 엮인 지금, 익명의 갤러리에 무질서하게 모인 '코인러'의 삶에도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 형태소로 본 코인러 '뇌 구조'. 뉴스래빗은 비트코인 갤러리 개념글을 형태소 분석해 일별 '뇌 구조'를 그렸습니다. 2017년 12월 1일부터 2018년 1월 29일까지. 빗갤러들이 하루하루 어떤 단어를 이야기하며 살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뇌 구조 위 슬라이더(slider)를 움직여 날짜를 바꿔보세요. https://goo.gl/NReQVU# 데이터텔링 ? 데이터저널리즘(Data Journalism)이란 무엇일까요. 뉴스래빗이 선보이는 데이터텔링은 그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오픈소스를 활용한 독자 참여형 콘텐츠와 아이콘 버튼을 통해 관련 자료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스토리와 직관적인 그래픽이 특징입니다.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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