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들, 급락장서 IT·제약·바이오주 샀다

주식형펀드 자금 들어오자
이달 8138억 8일 연속 '사자'
KODEX200 ETF 최다 순매수
자산운용사들이 조정장에서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주머니’가 넉넉해지자 낙폭이 컸던 정보기술(IT)주와 제약·바이오주를 쓸어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순매수한 규모만 8138억원에 달한다.자산운용사들이 과감한 매수에 나설 수 있는 것은 펀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일부터 13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 1조9797억원이 순유입됐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작년에는 주식을 사고 싶어도 밀려드는 환매 때문에 팔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에는 자금에 숨통이 트이면서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그동안 사고 싶었던 종목들을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내주는 등 증시가 조정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으로 보는 펀드매니저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분할 매수 전략을 쓰고 있다”고 했다.자산운용사들은 지수변동폭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가장 많이 샀다. 이달 들어 13일까지 KODEX200을 8430억원어치, KODEX코스닥150을 28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삼성전자(759억원), SK하이닉스(436억원) 등 IT주와 셀트리온헬스케어(762억원), 신라젠(436억원) 등 제약·바이오주를 주로 사들였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좋기 때문에 조선이나 건설 등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주식도 비중을 조금씩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