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꼴찌' 가나 프림퐁, 한국어로 "대~한민국"

역대 두 번째 아프리카 올림픽 스켈레톤 선수…"목표는 베이징"
사진=연합뉴스
기록은 꼴찌였지만, 기쁨은 가장 큰 듯했다.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 출전한 가나 대표 아콰시 프림퐁은 15일 강원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1∼2차 시기를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길에 있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통과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세계 각국 외신들은 1∼2차 합산 1분48초43으로 30명 중 30위를 차지한 프림퐁을 붙잡고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1위 윤성빈(한국·1분40초35)보다 8초08이나 늦게 들어왔지만, 관심은 전혀 덜하지 않았다.프림퐁은 "30명 선수 중 30위를 하기는 했지만, 공식 훈련 주행 때는 그래도 매번 꼴찌를 하지는 않았다"며 "나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생각하면서 더 분발할 것"이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오늘은 평창 날씨가 아주 좋다"며 "어제 늦게 잤기 때문에 오늘은 숙소로 돌아가서 낮잠을 좀 잔 다음 오늘 경기를 다시 보면서 내일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스켈레톤은 16일 3∼4차 시기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데, 4차 시기는 상위 20명만 출전한다.세계 랭킹 99위에 이날 1∼2차 시기 30위를 차지한 프림퐁은 4차 시기 진출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누구보다 밝은 표정을 지었다.

프림퐁은 가나에서 태어나 네덜란드로 이주했다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원래 육상 선수를 하다가 봅슬레이로 전향했지만,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해 그간 진공청소기 외판원으로 일했다.프림퐁이 유일한 선수인 가나 대표팀은 재정난이 심해 기자회견을 열어 후원을 호소했고, 한국 기업인의 도움을 받아 평창까지 올 수 있었다.

프림퐁은 이날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도 한국 제품이다. 한국인들이 도움을 많이 줘서 감사하다"며 "대∼한민국" 구호를 한국말로 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