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부동산, 최대 변수는 신 DTI·D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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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1명 긴급 설문조사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지역 주택 가격 상승세가 설 연휴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전문가의 71%는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실수요자는 서울 아파트를 매입해도 괜찮다고 응답했다. 대출 규제 강화는 설 이후 부동산시장을 흔들 가장 큰 변수로 꼽혔다.
서울 실수요자라면… "지금이라도 내 집 마련하라"
"재건축·재개발 유망" 51.6%… 오피스텔 추천은 0명
다주택자 "임대등록" 42.2% vs '똘똘한 한 채' 32.3%
◆투자자는 신중해야한국경제신문이 18일 부동산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한 ‘설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부분은 현재 부동산시장이 과열 상태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51.6%는 강남권 등 일부 지역만 과열이라고 진단했고, 22.6%는 전반적인 과열 상태라고 평가했다.
설 이후 부동산시장의 최대 변수(복수 응답 가능)로는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신DTI(총부채상환비율), 다음달 26일 시범도입되는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등 대출 규제(80.6%)가 꼽혔다. 세금 규제 강화가 48.4%로 뒤를 이었다.
그럼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이 3~5% 미만 오를 것이라고 본 응답자가 전체의 41.9%로 가장 많았다. 이어 1~3% 미만 오를 것이라는 답(35.5%)이 뒤를 이었다.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도 19.4%에 달했다. 양용화 KEB하나은행 PB사업본부센터장은 “마땅한 투자 대안이 없어 점진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서울 지역 주택 구매 여부는 구입 목적에 따라 달랐다. 대출 여력과 이자 부담 능력이 있는 실수요자는 구입하라는 의견이 71%로 가장 많았다. 무리하게 대출을 끼더라도 구입하는 것이 좋다는 답변은 16.1%를 차지했다. 호한철 반더펠트 대표는 “대출에 따른 이자비용과 월세 부담이 비슷한 만큼 대출을 DTI 상한선까지 받더라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반면 투자 목적이라면 가격 조정을 기다리라는 의견이 45.2%를 차지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경우에만 구입하라는 의견도 같은 비율이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장기적 관점에서 서울 집값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보합세나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응답자의 54.8%가 1~3%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급 과잉으로 입주 리스크가 커지는 시기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시장에 한해 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수급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강남 재건축·한강변 인기 지속
응답자의 51.6%가 유망한 부동산 투자상품으로 재건축·재개발 주택을 꼽았다. 개발 예정지나 그린벨트 해제지가 25.8%로 뒤를 이었다. 물류창고, 지식산업센터, 해외 부동산 등 새로운 투자처를 찾으라는 의견(조현욱 더굿연구소 부소장)도 있었다. 반면 유망한 투자상품으로 오피스텔을 꼽은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서울 한강변(51.6%)이 강남(35.5%)을 앞섰다.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대표는 “한강을 축으로 한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어 가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다주택자는 임대등록해야”
다주택자들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5.2%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보유를 지속하라”고 조언했다. 매물을 정리해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라는 의견도 32.3%에 달했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방법을 묻는 질문엔 청약(64.5%)이란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건축은 초기 투자자금이 너무 많이 든다”며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청약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주택 구입 시기로는 올 하반기를 꼽은 의견이 45.2%로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가 적기라는 의견도 32.3%에 달했다. 4월부터 시작되는 양도세 중과세 회피 물건을 노리라는 조언이다. 올해 전세시장은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1~3% 정도 오르거나(45.2%) 보합세(41.9%)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