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반족 딛고 뛰는 단일팀 이진규 "스웨덴전 이길 것"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공격수 이진규(18)가 스웨덴을 상대로 화끈할 설욕을 다짐했다.

이진규는 19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공식 훈련을 마치고 "첫 번째 스웨덴전은 요행이었음을 보여주고 싶다.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선언했다.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단일팀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으로 주목받았다.

세계무대에서 객관적 실력이 처진다는 것은 익히 알려졌으나 조별리그에서 스위스와 스웨덴에 연달아 0-8 치욕적인 점수 차로 대패하면서 선수들에게 아픔이 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진규가 더 그랬다.이진규는 지난 12일 스웨덴전 완패 이후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빠르게 통과했다.

패배가 예상된 상황에서도 생각보다 큰 점수 차에 눈물을 참지 못한 것이다.

이진규는 "점수판에 그렇게 나오기는 했지만, 선수들 모두 그 경기가 0-8이 나올 경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에게 증명해야 할 것이 있다"고 주먹을 쥐었다.단일팀에서 상대 진영으로 가장 활발하게 침투하는 선수 중 한 명인 이진규는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것은 사실 신체 특성 때문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진규는 "어릴 때 내반족(內反足)이 있었다"며 "발목 수술도 제법 많이 받아야 했고, 달리면서 하는 운동은 뭐든 정말 어려웠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러다가 마침내 하키를 발견했는데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 내가 다른 모든 선수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며 "이 모든 장비 속에서 내가 어떤 모습인지는 아무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내반족은 발바닥이 안쪽으로 향한 상태로 굳어버린 발을 뜻한다.

이진규는 "자라면서 올림픽 출전은 나의 큰 목표였다"며 "평창올림픽에 와서 모든 것을 증명하고, 다른 팀들과 같은 링크에서 뛰는 것은 정말 비현실적인 경험"이라고 올림픽 출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