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13일 만에 정상화… "아동수당·기초연금법 우선 처리"

여야, 법사위·본회의 개최 합의

우원식 "법사위 파행 국민에 송구"
권성동 위원장 사퇴 요구 않기로
김성태 "국회 정상화 노력" 화답

여당,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물관리 일원화법 등 처리 주력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2월 임시국회가 파행 끝에 19일 힘겹게 정상화됐다.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둘러싼 공방으로 지난 6일 법안 심의가 중단된 지 13일 만이다.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아동수당법 제정안, 기초연금법 개정안 등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이 통과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한국당,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고 20일 법사위와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오는 28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도 정상적으로 열릴 전망이다.민주당이 국회 파행에 유감을 나타내면서 정상화를 위한 실마리를 찾았다. 우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 거취 문제로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퇴장했고, 법사위가 파행해 법안 심사가 중단됐다”며 “민생 개혁 법안 심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가 송구스러운 마음을 표현했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며 “한국당은 이 시간 이후 국회 정상화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지난 6일 법사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권 위원장의 사임을 요구하며 퇴장하자, 한국당은 민주당이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며 법안 심사를 거부해 왔다.

민주당은 권 위원장 사임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은) 검찰이 독립적인 수사단을 구성해 엄중하게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권 위원장이)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여야는 선거법, 아동수당법, 기초연금법 등을 우선 처리키로 했다.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이 시급하다. 현행법상 6·13 지방선거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13일까지 광역의원 정수와 선거구를 획정했어야 하지만, 여야가 증원 규모와 선거구 조정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법정 시한을 2개월 이상 넘겼다.

만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법과 만 65세 이상에게 주는 기초연금을 월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하는 기초연금법도 9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 이들 법안은 지난해 12월 통과된 예산 부수법안이다. 민주당은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로 나뉘어 있는 수자원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물관리일원화법과 전통시장 상가 권리금 보호를 위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개헌 논의를 두고는 여야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가 개헌안 협상에 하루 속히 나서야 한다”며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시행을 위한 5당 원내대표 모임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가 개헌안을 마련하는 것은 국회가 논의한 개헌안은 참고만 하겠다는 얘기”라며 “국회가 개헌 논의의 중심이 되게끔 우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관제 개헌 시도 중단을 요청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여권이 개헌을 통해 분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과감히 양보하고 한국당도 개헌 시기와 선거구제 개편에서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