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업] 매출 3조·영업이익 3000억·신규사업 30%… 한솔 3·3·3 '큰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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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Together 3·3·3 비전설립 53주년을 맞은 한솔제지가 ‘고 투게더(Go Together) 3.3.3’이란 비전을 내세우며 새로운 사업 채비를 마쳤다. ‘3.3.3’은 매출 3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 신규사업 비중 30%를 의미한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감열지 설비 대폭 확충
생산규모 세계 1위 '정조준'
해외 가공·유통업체 속속 인수
글로벌 유통망 구축 '잰걸음'
하이테크 제품 개발에 전력
특수지 신제품 30% 이상으로
종이 소재 종합기업으로 변신
한솔제지는 종이라는 소재를 통해 국민 문화를 향상시키고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이념으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종합제지회사다. 화장품, 전자제품 등의 고급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에서 사업을 확대해 특수지인 감열지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영수증 등에 쓰이는 감열지는 열을 가하면 색이 변하는 특수지다. 화학 물질을 표면에 발라 제조하는데 일반적인 인쇄용지에 비해 50%가량 가격이 비싸 부가가치가 높다.감열지 세계 유통망 구축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는 “지난해 펄프 가격 및 고지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고 환율 하락 등의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를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한솔 제지는 기존 인쇄소재 위주였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지와 패키징 소재로 재편했다. 패키징 소재는 특히 성장성이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한솔제지는 감열지 수요성장 전망에 따라 2013년 장항공장에 감열지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글로벌 생산역량을 갖추고 독일, 일본, 북미 등 선진 감열지 회사와 세계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생산 규모를 세계 1위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해외시장에서의 판로 개척을 위해 가공 및 유통업체도 속속 인수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감열지는 원통형으로 감겨 나오는데 개당 수십t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제품이다. 이를 팔려면 고객에게 맞춰 작게 자르고 재포장해야 한다. 때로는 고객 요구사항을 뒷면에 미리 인쇄해야 한다. 한솔제지는 2013년 유럽 최대 감열지 가공 회사인 샤데스(Schades)를, 2014년 네덜란드 테롤(Telrol)을 인수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5년에는 독일 최대 감열지 가공업체 알플러스에스(R+S)를 사들였다. 미국, 유럽의 현지 판매 법인과 가공 거점을 확보해 글로벌시장 확대와 고객 대응력을 높인 것이다.신사업과 신제품 비중 늘릴 것
한솔제지는 2016년을 기점으로 이전까지 국내 판매에 집중했던 고급 팬시지와 전사용지 등의 수출을 확대했다. 특수소재수출 사업부를 신설하면서부터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최근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그 외에도 패키징 소재 부문에서 휴대폰과 화장품 등 소형 고가 제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고급 포장 소재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해외거점을 활용한 성장사업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종이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하이테크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연구개발(R&D) 등에 투자를 늘려 전체 매출의 30%를 신규사업으로 달성하고 특수지 부문에서도 신제품 판매 비율을 30% 이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인수한 해외 기업에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샤데스와 R+S는 안정화와 점진적인 성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테롤을 주축으로 하는 라벨사업에서도 종이 기반 소재 외 필름 등 다양한 제품군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새로운 환경에 직면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이라며 “한솔제지의 차별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제지회사를 넘어 종이소재 종합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