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서 긁은 카드 20조 육박, 사상 최대… 전년비 20%↑

민간소비 증가율의 8배…유커 발길 뜸해지면서 외국인 카드사용액은 20%↓
지난해 한국 국민이 외국에서 긁은 카드 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장기 연휴를 틈타 해외 여행객이 불어난 여파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 관광의 '큰 손'인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감소하며 외국인의 국내 카드 사용금액은 20% 이상 줄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7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을 보면 지난해 내국인이 해외에서 카드로 사용한 금액은 171억1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9.7% 늘었다.지난해 카드 해외사용 실적은 기존 최고 기록이던 전년 143억 달러를 가뿐히 제쳤다.

작년 사용금액을 연평균 원/달러 환율(달러당 1,130.5원)로 환산해보면 약 19조3천429억원이다.
해외 여행객이 늘어난 점이 해외 카드 사용실적을 끌어올린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천650만명으로 1년 전보다 18.4%나 증가했다.

특히 작년 5월 징검다리 연휴, 10월 열흘에 가까운 추석까지 황금연휴마다 내국인들의 해외여행 '러시'가 이어졌다.

현금보다 카드를 사용하는 경향이 확대된 것 역시 해외 카드 사용실적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된다.그러나 내수 부진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해외 카드사용액만 가파르게 늘고 있는 점은 마냥 반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민간소비 지출은 전년보다 2.6% 늘었다.

해외 카드 사용실적 증가율의 ⅛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수는 총 5천491만2천장으로 전년보다 17.0% 늘었다.

카드 한 장당 사용한 금액은 2.3% 증가한 312달러로 집계됐다.

장당 사용금액이 늘어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21.4% 늘어난 124억6천900만 달러, 체크카드 사용금액은 19.5% 증가한 43억3천8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직불카드는 23.8% 줄어든 3억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편 외국인이 국내에서 카드로 쓴 금액은 85억2천100만 달러로 20.4% 줄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중국이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하며 한국을 찾은 해외 여행객이 감소한 여파다.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는 48.3%, 전체 입국자는 22.7% 줄었다.외국인들의 카드 한 장당 사용금액은 249달러로 25.8% 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