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빈자리'… 일본 롯데홀딩스와 관계 '빨간불'
입력
수정
지면A5
'설상가상' 롯데신동빈 회장(사진)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임에 롯데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일본 주주 불안 잠재운 카리스마
황각규 부회장이 대신하긴 힘들 듯
최고경영자(CEO)가 기소되면 스스로 사임하거나 이사회에서 해임하는 게 일본 재계의 관행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구속 1주일 만에 일본롯데홀딩스가 이사회를 연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이사회 소식을 접한 신 회장은 즉각 사임의사를 전달했지만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일본롯데홀딩스의 이사회 일정도, 안건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안팎에선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끄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신 회장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일본 주주와의 관계에서 신 회장은 절대적인 존재였다. 신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으며 일본 경영진과 수시로 접촉해 그들의 불안을 잠재워왔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신 회장을 대신해 일본롯데에 영향력을 행사할 인사가 롯데엔 사실상 없다. 롯데 관계자는 “일본 주주들이 신 회장을 지지하고 협력한 것은 그가 오너이기 때문”이라며 “황 부회장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신 회장을 대신할 인사가 없다 보니 롯데그룹의 대응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롯데 측은 “호텔롯데를 통해 상당수 계열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주가 내리는 의사결정이어서 관여하거나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