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웬디가 우리집에 있다"…사람 모습 '홀로그램' AI 나온다

SK텔레콤, 홀로그램·증강현실 결합 'AI 아바타' MWC서 공개
AI 아바타로 걸그룹 레드벨벳의 웬디 탑재
#1. “나 회사 다녀왔어” 34세 직장인 A씨가 거실에 있는 홀로그램 인공지능(Hologram AI)스피커에 말을 건네자 홀로그램 인공지능 아바타 '웬디'가 나와서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해준다. '웬디'는 A씨에게 오늘 힘들었냐며 평소에 즐겨듣는 음악을 자동으로 재생해준다.

#2. 25세 대학생 B씨는 외출할 때 홀로박스의 '웬디'를 항상 스마트폰에 담고 다닌다. 평소 강의 시간과 강의실을 자주 깜빡하는 B씨는 미리 스마트폰에 일정을 등록해놓고, 학교 가는 길에 '웬디'에게 강의 일정을 물어보는 등 대화하면서 등교한다.SK텔레콤이 사람 모습의 아바타와 서로 마주보고 대화할 수 있는 '홀로박스(HoloBox)'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8(MWC 2018)’에서 공개한다.

'홀로박스'는 차세대 미디어 기술인 홀로그램(Hologram)에 SK텔레콤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NUGU)’를 결합했다. 가상의 인공지능 아바타와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홀로박스의 아바타는 집 밖에서도 함께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로 가상의 캐릭터를 불러낼 수 있다.

SK텔레콤은 홀로박스에 SM엔터테인먼트의 인기 걸그룹 ‘레드벨벳’의 ‘웬디’를 실사화해 탑재했다. 이는 SK텔레콤과 한류 콘텐츠 대표 사업자인 SM엔터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의 성과다.홀로박스는 높이 365mm, 지름 170mm 크기의 원통형 디자인이다. HD급의 고화질 이미지로 아바타를 구현하기 위해 레이저 기반의 초단초점(Ultra Short Throw) 프로젝션 기술을 이용했다.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몸짓과 표정까지 구현하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음성 입출력이 가능한 마이크 등으로 구성됐다.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NUGU)'를 탑재한 홀로박스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나 스마트홈 등과도 연동된다. ▲조명, 제습기, 플러그, TV 등 가전기기 제어 ▲음악 추천 및 자동 재생 ▲날씨, 일정 등 정보 안내 ▲안부인사 등 다양한 정보와 편리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아바타 캐릭터의 부드러운 모션을 위해 'T리얼 아바타 프레임워크(T real Avatar Framework)를 도입했다. 이를 적용하면 3D 캐릭터의 동작을 실제 사람의 행동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다.SK텔레콤은 캐릭터의 얼굴 표정 역시 약 100개 이상으로 세분화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캐릭터를 스마트폰에서 증강현실로 불러내기 위해 T 리얼 플랫폼(T real Platform)의 트랙킹 기술까지 적용했다.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와 홀로박스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스타의 지적재산권, 콘텐츠 제작 역량, 팬들의 강한 로열티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부터 지원하고 있는VR 콘텐츠 제작 전문업체 '리얼리티 리플렉션'은 5G 기술에 최적화된 실사형 3D 캐릭터 생성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번 '홀로박스'에 들어가는 레드벨벳의 ‘웬디’를 3D로 만들어냈다.

한편 홀로그램을 이용한 인공지능이나 실시간 영상 통화가 본격적으로 구현되면서 미래 미디어 기술인 홀로그램 기술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홀로그램이 향후 인공지능과 같이 실시간 서비스와 결합해 실제 사람과 같은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지금보다 수백~수천 배 많은 데이터 전달이 필요하다. 각설탕 한 개 크기 가량의 홀로그램 1㎤가 차지하는 데이터 용량은 1GB(기가바이트, 1GB=1024MB)수준이다. 2시간짜리 일반 동영상 파일이 대략 700MB(메가바이트)인 점을 감안할 때 홀로그램 데이터 용량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대용량의 홀로그램은 현재의 LTE 네트워크로는 실시간 전송이나 저장이 어렵다. 5G는 최대 속도가 20Gbps(초당 기가비트)로, 현재 LTE 속도 400∼500Mbps보다 40∼50배 빠르고, 처리 용량도 100배 많아 홀로그램 전송에 적합하다.

현재 세계 홀로그램 시장은 연평균 14%씩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0년 348억 달러, 2025년 74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 역시 2020년 8155억 원, 2025년 1조 4394억 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보고도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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