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회생 안되면…국내 자동차산업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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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사태에 완성차 경쟁력 뒷걸음 우려군산공장 폐쇄 등 구조조정에 나선 한국GM 사태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악영향을 입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5만명의 고용 효과를 내고 있는 한국GM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자동차산업 전반의 위축이 우려된다.
정부·산은 "한국GM에 신규투자하되 출자전환 참여 불가"
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및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사는 300여곳으로 종사자 수는 약 10만명으로 집계됐다. 2차 협력사 1000여개, 3차 협력사 1700여개를 합치면 한국GM과 관여된 근로자 수는 15만명에 달한다. 이중 한국GM에만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는 86개사, 1만1000여명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현대·기아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 제조사와 거래를 하는 만큼 피해 규모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완성차회사 관계자는 "한국GM 여파로 당장 판매 측면의 반사이익을 보긴 어렵다"며 "시장이 좋아야 시너지를 내면서 자동차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산업 수요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동차산업계 관계자는 "한국GM 사태가 말해주듯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우리 완성차 경쟁력을 깎아먹고 있다"며 "파업이 잦은 완성차 노사관계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선 자본 잠식에 빠진 한국GM의 회생계획을 놓고 정부와 GM 측이 앞으로 풀어갈 해법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GM 측과 자금지원 조건 협상에 들어갔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오전 배리 앵글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만나 GM 측이 제시한 한국GM 회생을 위한 지원요구안을 놓고 협의했다. 고 차관은 앵글 사장에게 한국GM에 대한 28억달러의 신규 투자에는 조건부로 참여하되, 27억달러 상당의 출자전환에 산은이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산은의 금융적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민소득 1만불 때와 달리 3만불 시대엔 제조업이 새로운 성장 모델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